[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아영FBC의 지난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음수전환 했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고가와인 선점을 통해 소매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재고자산을 늘렸단 입장이다. 반면 시장에선 와인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 부분이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영FBC의 지난해 NCF는 마이너스(-) 42억원으로 전년 44억원 대비 86억원 가량 악화됐다. 아울러 아영FBC의 잉여현금흐름(FCF)과 자체 조달 가능 현금 여력을 의미하는 내부순현금흐름(ICF) 역시 각각 -81억원을 기록했다. 즉 지난해의 경우 영업을 할수록 손해만 봤던 셈이다.
아영FBC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같은 기간 25.7% 줄었고, 순이익은 42억원으로 49.9%나 감소했다.
여기에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된 것도 한몫 거들었다. 아영FBC의 재고자산은 72억원(166억원→238억원)어치나 늘어난 반면, 매출채권은 14억원(137억원→12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원재료 등의 외상매입(매입채무)도 17억원(46억원→29억원) 축소된 까닭에 현금 유입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아영FBC 관계자는 "재고 자산이 증가한 것은 고가와인 선 매입이 늘었기 때문이다"며 "고가와인 물량을 선점해 소매 브랜드 '와인나라'의 매출 성장에 활용하려는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처럼 아영FBC가 와인나라(와인나라+와인나라IB)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2020년 27억원, 2021년 46억원, 2022년 53억원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아영FBC가 불어난 재고자산(238억원) 관리에 적잖은 비용을 지속적으로 소모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와인의 경우 온도·습도 등을 고려해야 하며, 이에 따른 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와인의 경우 수입부터 판매의 모든 과정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시장에선 아영FBC의 예측대로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별일 없겠지만, 반대의 경우 아영FBC의 올해 실적을 하락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고가 와인이라도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소주·맥주 등 일반 주류와 같은 방식으로 보관할 수 없고, 이에 따른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간다"며 "보관이 까다로운 특이품종도 있어서 관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관리비와 재고자산 상각비까지 적잖은 부담을 져야 한다"며 "최근 와인수입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영FBC가 수입하는 고가 와인의 대체 제품도 늘어났기 때문에 수요가 충분할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앞선 아영FBC 관계자는 "재고관리와 매출성장을 위해 지난해 와인나라IB가 와인나라를 흡수합병했다"며 "아울러 와인나라는 점포별 특화정책으로 수도권 외 권역까지 직영 점포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며 이렇게 되면 판매확대를 통해 재고관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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