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지주사 전환 후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포스코그룹이 '안정'을 택했다. 지난해 보다 5일 늦어진 장고 끝에 나온 결과다. 정권 교체로 주요 경영진 거취에 관심이 쏠렸는데, 소폭의 조정으로 인사를 마쳤다. 

우선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의 김학동 부회장이 연임됐으며, 건설의 한성희 사장, 정덕균 포스코ICT 사장, 김광수 포스코플로우 사장도 그래도 남아 각자 회사를 이끌게 됐다. 다만 정탁 포스코 사장이 통합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 자리로 옮기고, 포스코케미칼 대표도 김준형 현 SNNC 사장이 맡게 된다. 

27일 포스코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최정우 회장은 남은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통상 정권이 교체되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허다해 교체 가능성이 심심찮게 나왔다.  

지주사 전환 이후 첫 사장단 인사에서 최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유임' 카드를 꺼냈다. 

대표적으로 김학동 현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의 유임이 결정됐다. 지난 2분기까지 실적이 견조했던 철강 사업은 3분기부터 흔들렸다. 시황 부진에도 안정적인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버텼는데, 기록적인 폭우로 냉천이 범람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김 부회장이 유임된 것도 포항제철소가 수혜로 멈춘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그룹 측은 이번 사장단 인사를 내면서 내년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가능성을 강조했다. 세대교체 보다 연륜있는 경영진에게 한번 더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혜 복구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하면서 김 부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15일 포항제철소 압연공장 중 핵심인 2열연공장을 재가동했다. 지난 9월 침수 이후 100일 만이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약 1480만톤의 33%를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하는 곳으로 수혜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지난 9월 냉천 범람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제철소 침수에도 폭넓은 현장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업을 조기 정상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라고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 포스코ICT 정덕균 사장, 포스코플로우 김광수 사장 또한 연임이 결정됐다. 어려운 사업 환경 여건을 반영한 것으로,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줄 적임자로 꼽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탁 포스코 대표이사는 통합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초대 CEO로 자리를 옮긴다. 내년 1월 2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의 합병 법인이 출범한다. 

포스코케미칼 신임 대표에는 김준형 현 SNNC 사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사장은 SNNC의 니켈사업을 이차전지와 연계한 고순도 니켈사업으로 한 단계 레벨업시킨 장본인이다. 이차전지소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