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캐피탈사의 조달구조, 자본확충 등 유동성 대응능력이 향후 캐피탈사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구조화평가본부 금융2실장은 27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한국 금융기관: 코로나 이후의 기회와 리스크' 주제의 웹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 원화 유동성 경색에 따른 기업어음(CP) 발행급증, 헤지자산(여전채 등) 매각, 캐피탈채 평균 발행 만기 단축 등이 나타났다. 캐피탈사들의 시장조달 안정성이 저하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실장에 따르면, 금융시장 내 유동성 경색에 따라 캐피탈사별 조달 방식이 달라졌다. 금융그룹 계열 캐피탈사는 지주와 은행 등 관계사 차입, 보증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산업계와 독립 캐피탈사 중 AA-등급 캐피탈사는 정부의 채권안정기금 등의 도움을 받았으며, 자동차금융 비중이 큰 캐피탈사는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했다. 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들은 당초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으로 자금조달을 계획했지만, 높은 발행금리 등에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에 자산규모를 조절하거나, 수신이 풍부해진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캐피탈업계는 자동차금융을 줄이고, 기업대출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캐피탈사들의 영업자산 구성은 2016년 12월 말 대비 기업대출(4%),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3%) 등이 증가했으며, 자동차 금융은 8% 감소했다. 특히 일반 기업대출의 차주당 50억원 이상 대출 비중은 2018년 말 66.4%에서 올해 6월 말 74.9%로 급증했다.
노 실장은 "자동차 소비자금융은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여심금리가 감소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을 낮추는데 큰 영향을 미치자 비중을 줄였다"며 "반면 기업대출은 경기가 급락하지 않으면 연체가 발생하지 않아 지표관리에 유리하고 소비자 금융보다 심사 등 대출관련 인력 소비가 적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적금융에서 차환상환 위험이 내재한 기업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만큼 만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도에 따라 캐피탈채 만기와 발행액도 차이를 나타냈다. 2019년에는 2년 초과 회사채의 만기 비중이 높았으나, 올해 11월 11일까지 누적 기준 2년 초과 회사채 만기 비중은 급감했다. 특히 A-등급 이하에서는 지난해 5%였던 2년 초과 회사채 만기가 올해 0%로 사라졌다.
캐피탈채 발행액은 A+ 등급만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으며, A0 이하 등급 이하에서는 발행액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에 노 실장은 "A0등급 이하 캐피탈사들이 시장 조달이 위축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다만 BBB+등급의 경우일부 캐피탈사가 적극적으로 사모사채를 발행해 발행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캐피탈사의 재무 안정성과 유동성 대응능력, 리스크 관리능력과 회수성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노 실장은 "장기자본 조달 비중, 자본확충, 유동성 관리 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라며 "또 리스크관리 능력과 관련해서는 PF, 기업대출 심사능력과 리스크 통제수준, 투자금융 회수성과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