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수제맥주 열풍을 주도하며 성수동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끝내 파산 절차를 밟는다. 주류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원재료비 상승, 과도한 시설 투자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초기부터 투자에 참여했던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금 회수도 사실상 손실로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는 지난 21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지난해 8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8개월 만이다. 회사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새 주인을 찾으려 했지만 끝내 인수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음달 8일까지 채권 신고를 받은 뒤 20일 채권자집회와 채권조사 기일을 열 예정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 초기 성장기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성수동 페일에일, 어메이징 라거, 첫사랑 IPA 등 브랜드를 앞세워 인지도를 확보했고 2023년에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나서는 등 외형 확장을 이어왔다. 특히 2022년 시리즈B 투자 유치 당시에는 기업가치를 320억원 이상으로 인정받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류 소비 트렌드가 위스키·하이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수요가 둔화됐다. 여기에 원재료비 상승과 시설 투자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누적 결손금은 140억원 수준까지 불어나며 재무 구조도 급격히 흔들렸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기업 가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한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제맥주 시장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원매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파산 수순을 밟으면서 투자자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는 알토스벤처스(지분 16.19% 보유), LB인베스트먼트(8.25%), 하나벤처스(8.25%), 카카오인베스트먼트(6.2%), 본엔젤스파트너스(5.55%) 등 주요 VC들이 참여했으며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B까지 누적 약 180억원이 투입됐다. 파산 선고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사실상 전액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역시 이번 사태를 사업 실패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투자에 참여했던 한 VC 관계자는 "지분은 사실상 소멸되는 구조로 손실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창업진이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온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잇따르는 소비재·플랫폼 기업의 구조조정 사례와 맞물려 이번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로 넘어가는 순간 지분 투자자는 사실상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시장 업황이 꺾인 상태에서 M&A까지 무산되면 손실 처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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