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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식스發 쇼크…정기선호 승계 재원에도 불똥
노우진 기자
2026.01.30 07:20:16
물적분할 자회사로 예상 기업가치 높아…로봇혁명과 중복상장 사이 딜레마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09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로봇혁명이 불고 있는 가운데 상장을 준비하던 HD현대로보틱스 앞에 예상치 못한 적색 신호등이 켜졌다. LS그룹 계열 에식스솔루션즈이 시장의 중복상장 논란과 대통령의 경고를 이유로 상장을 스스로 철회한 여파다. 


현대로보틱스 역시 태생부터 중복상장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에 모회사 지분율과 조 단위 밸류에이션 등 대통령이 누누이 문제로 지적한 내용들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논란은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전까지는 속도전을 예고했지만 연내 증시 입성 계획은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기점으로 줄 이을 거라던 대기업 계열사 상장은 최근 대통령의 지적과 LS그룹의 후퇴로 거센 도전을 맞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L자' 들어간 주식을 사면 안된다는 풍문을 언급했고 급기야 "이런 중복상장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고 직격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에 국가 지도자의 경고까지 날아들자 LS그룹과 에식스솔루션즈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제 불똥은 HD현대로보틱스로 튄 분위기다. HD현대로보틱스는 HD현대로부터 물적분할을 거쳐 설립된 법인으로 모회사 지분율이 81.8%에 달한다.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선두 주자라는 입지가 탄탄하고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자회사이지만 중복상장 논란을 일으킨 LG에너지솔루션과 판박이로 지적된다. 지배 구조상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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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로보틱스는 미미한 매출 비중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에식스솔루션즈 사태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연결 실적 기여도가 5% 남짓이라도 규제를 피할 수 없다는 전례가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재무 기여도보다 미래 성장 잠재력을 핵심 잣대로 보는 분위기다. 피지컬 AI 시장 개화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역설적으로 미래 가치가 클수록 모회사 주주들이 뺏기는 성장 과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적보다 더 큰 문제는 주가다. HD현대로보틱스는 최소 5조원 이상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7조원 수준까지 거론된다. HD현대의 시가총액이 약 19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IB 관계자는 "주가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발판 삼아 선행하기 마련"이라며 "HD현대 주가에 녹아있는 자회사 가치가 분리될 경우 모회사의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복상장 이슈에서는 결국 투자자들의 여론이 가장 중요하다"며 "LS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건 단순히 인수한 미국 회사를 상장하려 해서가 아니라 과거 오너일가의 발언 등 누적된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반감이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로보틱스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룹 내 상장사만 8곳이다. 지주사 전환 후 상장한 기업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2019년) ▲HD현대중공업(2021년) ▲HD현대마린솔루션(2024년) 등 3개다. 당초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상장도 추진했으나 지난해 계획을 철회했다. 중간 지주사 상장으로 마주할 비판을 의식한 결과다.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추진도 물적분할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피하고자 설립 후 5년이 지나는 시점을 기다렸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HD현대그룹은 올해가 HD현대로보틱스 상장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AI 기술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로봇이 부상하며 관심이 높아졌다. 투자심리가 절정에 달한 기점은 CES 2026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조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 휴머노이드를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만족할 만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강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발행사인 HD현대와 주관사 관계자들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상장 데드라인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당장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며 "(발행사) 내부적으로도 상장할 수 있으면 좋지만 안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록 오너인 정기선 회장의 실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회장은 승계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6.12%에 불과하다. 실질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지분을 승계해야 하는데 상속증여세 등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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