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위협하며 14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새해 들어 고환율 기조가 지속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내수형 기업과 수출 주도형 기업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딜사이트는 고환율이 산업계에 끼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국내 패션업체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내수 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원가부담에 짓눌리는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오히려 매출 확장의 기회를 잡은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해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 비중이 큰 영원무역은 최근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히려 원가부담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각 사의 실적을 분석해보면 영원무역은 작년 1~9월 연결 매출 3조54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709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20억원에서 4092억원으로 19.6% 늘어났다.
영원무역은 전체 매출 중 68%를 해외 글로벌 브랜드의 제조 OEM 사업부문에서 올리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브랜드가 영원무역의 고객사다. 이 때문에 매출은 달러나 유로를 기반으로 하는 외화계약 비중이 크고 생산은 공장이 위치한 방글라데시나 베트남 현지 통화로 결제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영원무역은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 증가액(3833억원)이 매출원가 증가액(289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이 12.6% 확대되는 효과로 이어져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영원무역 측은 "당사는 대부분의 자금 수입과 지출이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어 환율 변동 위험이 상당 부분 자동 헤지(Hedge)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표적인 해외 브랜드 수입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히려 수익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영원무역의 경우 해외 브랜드로부터 달러를 수취하는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브랜드에 달러를 지급하고 이를 원화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의 사실상 모든(98%) 부분은 내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루넬로 쿠치넬리, 크롬하츠 등 25개 브랜드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탓에 고환율 여파와 내수 침체 영향이 겹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작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65억원) 대비 99% 급감한 3억원에 그쳤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외화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수익 규모도 32억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고환율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운전자금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이 회사가 보유한 외화부채는 1884억원으로 외화자산(1244억원)을 초과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익 악화는 장기화 된 소비 침체와 고환율 여파까지 겹친 영향"이라며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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