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했지만, 카드부문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 차원의 추가 행보로 해석된다.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MBK파트너스의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IB(투자은행)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인수를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로, 향후 실사와 함께 적정 매각가를 둘러싼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롯데카드 매각을 재추진해 왔지만, 시장 여건 악화와 원매자 부재로 거래가 지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인수 검토는 그동안 관망 국면에 머물던 매각 작업이 구체화되는 계기로 평가된다.
우리금융은 롯데카드의 유력한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당시 구성된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참여하면서다. 이를 통해 MBK파트너스는 59.83%, 우리은행은 20.0%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이들 전체 지분에 대한 인수금액은 1조3810억원이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추가 지분 인수에 비교적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완전 민영화와 함께 증권·보험사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체제 구축이 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이 같은 과제를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현재 비은행 부문의 외형 확대와 수익성 제고가 새로운 경영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카드부문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경쟁 금융그룹 대비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우리카드는 국내 카드업계에서 중위권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우리카드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11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472억원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060억원에 그치며 신한·KB국민·하나카드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 인수가 현실화되면 우리금융은 카드부문에서 단기간 내 외형을 확대할 수 있고 선두권 경쟁에 나설 체력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계 카드사와 기업계 카드사 간 사업 구조 차이를 활용해 고객 기반과 수익원 다변화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수 검토 배경에는 매각가 협상 여건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을 추진하며 제시한 몸값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MBK파트너스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인수가를 충분히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 셈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이미 롯데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 프리미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을 감안하면 롯데카드 인수는 당장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카드 인수로 인해 발생할 RWA(위험가중자산) 증가분이 적지 않은 만큼 CET1(보통주자본)비율 유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최근 증권·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CET1(보통주자본)비율 관리에 총력을 다해 왔다. 2023년말 11.99%였던 그룹 CET1비율은 지난해 3분기 12.92%로 1.00%포인트 가까이 상승시킨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카드사는 RWA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자본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IB업계 일각에선 우리금융의 인수 작업이 가시화되면 다른 원매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인수하기 어려운 분위기인 만큼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면 다른 금융그룹이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선 이 경우 하나금융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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