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가 타 경쟁사들의 매서운 추격으로 독주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해킹사태가 더해지면서 시장 불안감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사업·수익구조 구축 움직임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합병 소식을 알린 네이버파이낸셜 등과 기술·사업적 시너지를 본격화하며 선도적 지위를 다시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현금성 이벤트 과열 양상…점유율 출혈경쟁 불가피
18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최근 고객예치금 규모가 일부 줄면서 거래량 감소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업비트는 올 3분기 기준 고객예치금이 7조4883억원으로 지난해 말(8조4805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33%로 27% 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단 고객예치금에 예수부채 등이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부채 감소는 곧 고객 예치금 및 거래 축소로도 비 수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추이는 지난해 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예치금 관련 이자 지급이 의무화되면서 시장 이율 경쟁이 벌어진 점과 무관치 않다. 실제 가상자산이용자법 시행 당일 업비트와 빗썸은 이용료율을 기존 0.1%대에서 2%대 수준으로 일제히 인상하며 치킨게임 조짐을 보인 바 있다. 특히 빗썸은 이용료율을 4%대로 파격 상향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시장경쟁 과열 양상을 우려하며 '이용료율을 합리적 수준으로 산정하라'고 지도했고, 빗썸은 공지 4시간 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예치금 이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올 상반기 기준 5대 거래소별 이용료율은 ▲업비트 2.1% ▲빗썸 2.2% ▲코인원 2.0% ▲코빗 2.1% ▲고팍스 1.3%로 대부분 은행권의 1%대 파킹통장보다 금리가 높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5대거래소가 지급한 예치금 이용료 총액은 1200억원대에 달한다. 이용료율 혹은 수수료 혜택에 따라 고객·수요가 즉각 반응하는 시장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실제 업계 2위인 빗썸은 최근 광고선전비·판촉비 등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금성 이벤트 등 판촉비 규모를 늘릴수록 이용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이미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마케팅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진 셈"이라며 "수수료나 이용료율에 대한 눈치게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 속 업비트는 최근 445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 이탈이 본격화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달 27일 솔라나 네트워크 계열 가상자산에서 비정상적인 출금 행위를 탐지하고 관련 입출금을 즉시 중단했다. 입출금이 금지된 5일 동안 '가두리 펌핑' 효과에 거래량이 오히려 늘었지만, 입출금이 해제되자 거래대금은 60% 넘게 쪼그라들기도 했다. 같은 기간 5대 거래소 전체 거래대금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경쟁사 점유율도 일제히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업비트 고객 이탈이 일시적으로 심화한 셈이다.
◆네이버부터 하나은행까지…블록체인 생태계·기술력 확대 방점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업비트는 최근 합병 소식을 알린 네이버와 '스테이블코인' 사업 부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점유율 경쟁이 치킨 게임으로 치닫는 상황 속 획일화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선제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두나무 매출의 98%는 업비트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말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국내 1위 플랫폼과 가상자산거래소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통합 자산 플랫폼' 출시 여부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나무 플랫폼에서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네이버페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움직임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나무는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 상호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송금이 가능한 리플 같은 시스템을 선제 구축해 추후 스테이블코인 상용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국내외로 확보해 놓은 광범위한 플랫폼 생태계와 간편결제 기능이 더해진다면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유통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다"며 "AI 기술력 등을 선제적으로 결합해 나간다면 해외 기업과의 경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두나무는 당분간 가상자산 제도화 과정을 지켜보며 각 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아직 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안이 논의 중에 있고 발행 주체도 정해지지 않은 만큼 사업 청사진을 내놓긴 어려운 시점"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각사의 인프라와 기술 경쟁력을 대폭 결합하려는 노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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