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AIM인베스트먼트가 물류 자동화 기업 제닉스(제닉스로보틱스)에 140억원을 다시 베팅했다. 지난 9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물량을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지 3개월 만의 재진입이다. 운용사가 피투자기업의 지분을 모두 정리한 직후 후속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IM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오는 10일 제닉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40억원어치에 대한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딜을 위해 AIM인베스트먼트는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의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로는 한국투자증권과 JB우리캐피탈 그리고 IBK캐피탈 등 금융기관들이 이름을 올렸다. AIM인베스트먼트 측은 이번에 발행되는 CB 전량을 인수하며 제닉스의 2대 주주 지위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이번에 발행된 CB의 구체적인 조건을 살펴보면 표면이자율은 0%이며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됐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액은 1만5893원이다. 최근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표면이자율을 0%로 설정한 것은 투자자들이 이자 수익보다는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Capital Gain)에 무게를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AIM인베스트먼트의 이번 재투자는 제닉스의 외형 확장을 위한 실탄 지원 성격이 짙다. 앞서 AI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 제닉스 프리IPO 라운드에 201억원을 투자했다가 1년 6개월 만인 지난 9월 전량 회수하며 약 20%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재투자는 단순 지분 매입이 아닌 메자닌(CB) 방식을 택했다. 이는 제닉스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짠 것으로 해석된다.
제닉스의 실적 추이도 이번 딜의 주요 배경이다. 제닉스는 ▲2022년 매출 517억원 ▲2023년 매출 613억원 ▲2024년 매출 635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전방 산업의 설비 투자 위축 등으로 수주가 지연되면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36억원에서 마이너스(-) 8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AIM인베스트먼트는 당장의 실적 부진을 일시적인 숨 고르기로 판단하고 향후 업황 회복 시 퀀텀 점프를 위한 체력 비축 차원에서 자금 수혈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확보된 140억원은 제닉스의 신사업 고도화와 생산능력(CAPA)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제닉스는 2010년 설립된 이후 무인 자동운반장치(AGV)와 자율이동로봇(AMR) 등 산업용 물류 로봇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온 그리고 KT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반도체와 2차전지 공정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차세대 모듈형 로봇 개발과 글로벌 영업망 확충 등 양산 체제 구축에 쓰이게 된다.
AIM인베 관계자는 "이번 CB 투자는 단순히 숫자상의 자본 확충이 아니라 제닉스로보틱스가 다음 성장 국면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동력 확보를 의미한다"며 "CB 방식으로 투자하게 된 점 역시 회사가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대해 가는 동안 지분 희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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