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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삼양식품, 36년 만에 우지라면 부활
권재윤 기자
2025.11.03 15:43:04
'우지사건' 정면돌파…'삼양1963' 프리미엄 라면으로 재탄생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3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일 삼양1963 출시 발표회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 = 권재윤 기자)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삼양식품이 36년 만에 '우지라면'을 다시 선보였다. 1989년 '우지 사건'으로 회사를 존폐의 위기까지 몰았던 바로 그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3년 넘는 개발 기간을 거쳐 이번 신제품을 '절치부심'의 결과물로 내놓으며 과거의 아픔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을 밝혔다. 


3일 삼양식품은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신제품 '삼양 1963' 출시 발표회를 열었다. 삼양 1963은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이자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이었던 '우지라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라면이다.


삼양식품에게 우지라면은 기업의 상징이자 동시에 지울 수 없는 아픈 역사로 꼽힌다.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으로 출시된 우지라면은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1989년 '우지 사건'으로 그 명맥이 끊겼다. 당시 검찰은 삼양식품을 비롯한 5개 식품회사가 미국산 '공업용 우지'(소기름)를 식품 제조에 사용했다는 혐의로 대표와 실무진을 구속했다.


이후 해당 우지는 정제 과정을 거친 안전한 식용 우지였으며 인체 위해성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1997년까지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삼양식품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공장 가동이 3개월간 중단되고, 시중 유통 제품이 전량 회수되면서 피해액은 약 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1000여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야 했고 삼양식품은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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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1963' 출시 발표회에서 신제품을 들고 있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제공 = 삼양식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1989년 11월 바로 오늘 억울한 오해와 함께 가장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여론 속에서 '공업용 우지'라는 단어가 우리를 무너뜨렸고 공장에 불이 꺼지고 수많은 동료가 떠나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다시 우지를 사용한 '삼양 1963'을 내놓았다. 특히 신제품 출시일을 11월3일로 정한 것은 우지 파동이 발생한 1989년 11월3일로부터 정확히 36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이날 신제품을 공개하며 브랜드의 정통성을 잇고 기술 혁신을 통해 과거의 오명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부회장은 "한때 금기처럼 여겼던 우지는 사실 풍미를 완성하는 진심의 재료였다"며 우지라면의 부활을 알렸다. 이어 그는 "이번 제품은 단순한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삼양의 정신을 잇는 새로운 출발점이자 미래를 향한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신제품은 과거 삼양라면 제조 레시피의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해 면의 고소한 맛과 국물의 깊은 풍미를 구현했다. 삼양식품은 동물성 기름(우지)과 식물성 기름(팜유)을 황금 비율로 혼합한 '골든블렌드 오일'을 개발해 면의 고소한 향과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또한 액상스프와 후첨 분말 후레이크를 적용해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또한 '삼양 1963'은 삼양식품이 '삼양' 브랜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 미식 라면으로 소비자가격은 4입 기준 6150원(개당 1538원)이다. 


삼양식품 측은 "우지는 팜유보다 원료비가 2배 이상 비싸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기존 삼양라면을 넘어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선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제품 인지도를 높인 뒤 향후 해외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신제품을 공개하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 = 권재윤 기자)

김정수 부회장은 "우지라면은 우리 회사의 숙명"이라며 "전중윤 명예회장님께서 평생 마음에 품고 계셨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아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품은 3년 넘게 기획해온 것으로 당시 우지 사건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던 1000여 명의 직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현재 삼양의 모든 임직원의 염원이 모여 완성된 결과물"이라며 "삼양식품이 이제 한국의 미식문화를 세계로 전파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번의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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