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홍콩=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우리은행 홍콩지점이 40년 이상의 운영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달러 자금 허브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안정적 기업 대출과 AI·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 중심의 인수금융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1980년대 초 설립된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한국계 은행 중 가장 오래된 해외 거점 중 하나다. 현재 총 31명(본국 파견 인력 6명)으로 운영되며, 기업금융(IB), 기업여신, 자금, 수신, 내부통제 중심의 업무를 수행한다. 리테일(소매 금융)은 사실상 운영하지 않고, 대주단 대출(Syndicated Loan)과 기업 대출 중심의 전통적 IB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정광 우리은행 홍콩지점장은 "홍콩은 글로벌 기업의 달러 자금 조달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해외 기업 대상 대출과 인수금융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지점은 글로벌 인프라 개발사업, IT,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인수금융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운용을 위한 전력·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신규 타깃으로 검토 중이다.
정 지점장은 "경기 민감도가 낮은 제조업과 B2B 중심 업종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2차전지 관련 원재료를 공급하는 화학 분야 등의 성장 여력도 크다고 판단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지점은 글로벌 달러 소싱 창구이자 '머니센터(Money Center)'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의 해외 네트워크와 연계한 조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및 기타 해외 법인과 연계 영업을 통해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발행·은행 간 차입·머니마켓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안정적인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타 해외 법인에 공급되는 자금 잔액은 약 10억달러(1조4199억원) 수준이다.
또한 최근 글로벌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자금조달 구조를 재점검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리스크 모니터링과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 정 지점장은 "일부 관세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현재는 안정세를 회복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리스크 모니터링과 리스크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말 32억달러였던 우리은행 홍콩지점의 자산 규모는 2024년 4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50만달러, 순이익 3550만달러를 기록하며 수익성도 챙겼다. 나아가 향후 3년 내 자산 80억달러, 순이익 6000만달러 이상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정 지점장은 "지난해까지 자산 리밸런싱을 진행해 외형 확장은 자제했지만,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자산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안정적 수익 기반과 자금조달 경쟁력을 바탕으로 홍콩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장축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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