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미 해군의 군함 정비 능력이 20여년 뒤처지면서 수명이 다하지 않았는데 조기 퇴역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수주 경쟁, 숙련공 부족, 기자재 공급망 약화 등의 문제를 겪는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 미국 군함 MRO(유지·보수·정비)와 건조 시장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선제적인 관련 법규 완화가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의 공고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일 권남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노캄 고양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5 국제 해양 유·무인체계 컨퍼런스'에서 '한·미 함정 건조 및 MRO 협력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제언했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군함 295척, 중국은 370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함정은 절대적인 규모에서 중국에 밀리는 데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다. 중국은 2010년 이후 진수된 함정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미국은 25%에 불과하다.
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잠재적인 갈등 상황을 대비 중인 미국의 함대는 질적 톤수 기준으로는 중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함대 규모에서는 이미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며 "이 격차는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
된다"고 말했다.
노후화가 심각해진 이유는 정비 문제다. 권 연구원은 미국 해군의 정비 능력이 20여년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자연스레 보유 함정의 수명 연장이나 성능 개량을 위한 정비가 지연되고 있다. 그는 "조기 퇴역으로 인한 미 함정의 수명 손실이 약 34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 입장에선 미국 MRO 시장은 새로운 기회다. 이미 국내 조선사는 미 해군의 MRO 물량 4척을 수주하는 성과도 있었다.
문제는 건조 분야다. 권 연구원은 "한미간 실질적 협업은 함정 건조 대비 협업 난이도가 낮은 MRO 분야에서 이뤄졌다"며 "건조 분야는 미국내 조선소 인수, 지분 인수, MOU(업무협약) 등을 통한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더 공고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그는 "한국 조선업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이 높아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충분한 신뢰 인식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한국에 장기적인 협력 파트너, 강력한 기술 보호와 보안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방산 협력 파트너, 우수한 조선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함정 건조와 MRO 능력 입증, 정부 차원의 포괄적 한미 협력의 공감대 형성, 법규 개정 촉구가 필요하다"며 "포괄적 협력으로 인식을 변화시켜 이를 규제 완화, 법규 개정으로 유도하는 등의 정책적 합의 도출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