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적자에 빠진 코스닥 상장사 '코퍼스코리아'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600억원을 웃도는 거래 규모에 비해 인수 주체의 자금 출처가 불투명한 데다, 전략적 투자자(SI)로 나선 측 일부에서 대부업 연관 정황까지 포착됐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이 되레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츠 배급·제작사 코퍼스코리아는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최대주주 오영섭 대표와 배우자 등이 보유한 지분 50.5%를 그린그로쓰(27.47%) 및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23.02%)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지난 14일 체결했기 때문이다.
총 거래대금은 256억원, 주당 매각가는 1230원이다. 계약 전날(10월13일) 주가를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붙지 않은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코퍼스코리아는 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유증에 그린그로쓰가 단독으로 참여한다. 이번 유증은 대규모 적자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인 코퍼스코리아의 유동성 보강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주 인수와 유증에 모두 참여하는 그린그로쓰가 이번 거래의 SI 역할을 맡는 셈이다.
코퍼스코리아는 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한다. 5회차와 6회차로 각각 100억 원씩이며, 발행 대상자는 그린이노베이션이다. 그린이노베이션은 SI인 그린그로쓰와 재무적투자자(FI)인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보인다. 이는 5·6회차 CB의 전환가능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의 25%를 넘기 때문이다.
발행 목적은 '타법인 증권 취득'으로 명시돼 있어, 향후 엔터테인먼트 업종 내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M&A 자금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린이노베이션은 코퍼스코리아가 보유한 4회차 CB 관련 매수선택권(콜옵션)을 양도받았다. 양도 규모는 최대 78억원으로, 향후 콜옵션을 행사해 코퍼스코리아 지분 15%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셈이다. 이 대가로 그린이노베이션은 약 5000만 원을 회사 측에 지급했다. 구주 매각(256억 원), 유상증자(80억 원), 전환사채(200억 원) 등을 합치면 전체 M&A 규모는 약 614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인수 주체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먼저 SI로 나선 그린그로쓰의 최대출자자는 1986년생 장동식 컨텍스트디 대표(지분율 95.2%)다. 컨텍스트디는 핀테크 기반 주가예측시스템을 개발하는 응용 소프트웨어 업체로 파악된다. 다만 확인 가능한 최근 실적은 2022년 매출 1억5000만원, 영업손실 1억원에 불과하다.
눈길을 끄는 건 컨텍스트디의 본사 주소지에는 등기부상 'OO대부'라는 대부업체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현장 확인 결과 컨텍스트디의 실체는 보이지 않았으며, 해당 대부업체가 동일 주소를 사용 중이었다. 인수 자금의 출처를 둘러싼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구주 인수에 나서는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은 최근 대양금속 인수전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는 곳으로 파악된다. 대양금속은 KH그룹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가 철회한 회사다.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은 지난달 비비안조합이 매각하는 대양금속 주식 200만주를 취득하려 했다가 도중에 빠졌다.
2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는 그린이노베이션 역시 불투명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해당 법인의 출자자는 장민성 씨(지분율 50%)와 문천우 씨(50%)로 구성돼 있으나, 두 사람 모두 시장에 알려진 경력이나 투자 이력이 없다. 투자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자금 조달 주체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들도 포함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걸로 안다"며 "거래대금 납입과 관련한 보장장치도 마련돼 있는데 잘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섭 코퍼스코리아 대표는 "(자금 납입 능력을) 다 확인했기 때문에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 이상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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