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엑소좀은 단순한 약물 전달체(DDS)가 아니다. 브렉소젠은 엑소좀을 약물 그 자체로 개발하며 균일성과 확장성을 확보했다. 또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임상 진입에 성공했다. 나아가 회사는 내년 수령할 예정인 1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과 코스닥 상장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김수 브렉소젠 대표는 13일 딜사이트와 만나 회사의 기술력 및 임상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설립된 브렉소젠은 엑소좀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BRE-AD01'을 비롯해 심근경색 치료제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브렉소젠은 지난 2022년 국내 엑소좀 치료제 기업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BRE-AD01의 1상을 미국 현지에서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총 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국내 엑소좀 기업 중 환자 대상 임상에 진입한 첫 사례다.
김 대표는 "현재 BRE-AD01 1상은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쳤으며 약 6개월의 추적관찰(팔로업) 기간에 있다"며 "내년 2~3월쯤 데이터 블라인드 해제 후 4~5월 최종 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소젠이 미국 임상을 추진한 이유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기술이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산업 규모 및 엑소좀 기술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기술이전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해외 규제기관의 신뢰성과 후속 임상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방식을 택했다"며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내부에 임상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임상수탁기관(CRO)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용도 아낄 수 있었다"며 "또 창업 이전에 미국 CRO에서 짧게나마 근무한 경험도 규제기관과 소통을 하는 데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브렉소젠은 한국비엠아이와 'BxC-I17e(주사 가능한 엑소좀 기반 신규 적응증 치료제)'에 대한 32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을 통해 브렉소젠은 30억원의 계약금을 확보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복수의 제약사와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여러 글로벌 기업과 검토 단계에 있다"며 "아직 가계약(텀시트)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 중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브렉소젠은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말 주관사 선정을 마쳤으며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회사는 시리즈 A~C 라운드를 통해 총 320억원을 유치했다.
김 대표는 "기술성 평가 시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고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도 추진해 약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업공개(IPO) 공모자금의 90%는 신약개발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엑소좀 기반 화장품 및 반려동물용 치료제 사업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소젠은 자체 개발 플랫폼을 앞세워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엑소좀의 유효 성분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다. 일정한 환경에서 배양하며 특정 자극(프라이밍)을 통해 세포주의 특성 및 엑소좀 성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균질성과 재현성이 높은 엑소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엑소좀의 생산량 및 분리 정제 기술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한계로 지적되던 엑소좀 생산 문제를 극복했다"며 "제품 공정 및 품질관리(CMC)를 잘 구축해 놓은 점이 빠르게 임상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브렉소젠은 엑소좀을 단순히 DDS로 활용하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엑소좀 자체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엑소좀을 분비하는 세포를 자극해 해당 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엑소좀이 자체적으로 약리학적인 기능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해당 분야에서 브렉소젠과 유사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국내외에서 찾기 어렵다"며 "핵심 특허 등록도 완료된 만큼 경쟁사들이 쉽게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엑소좀 산업 데스밸리' 우려에 대해 김 대표는 "엑소좀은 아직 10년도 안 된 신흥 모달리티로 산업 성숙기 이전의 조정 단계일 뿐"이라며 "지난 2~3년간 바이오텍 전반의 투자 위축이 겹치며 성장세가 주춤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엑소좀은 기존 치료제로 극복이 안 되는 어려운 질환들에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아토피·심근경색 치료제 외에도 근손실, 알츠하이머 등 노화성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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