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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제약사의 오너 경영 리스크
이다은 기자
2025.10.14 08:25:09
동성제약·일양약품 사태, 지배구조 불안에 신약 기술 투자 뒷전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08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은 본래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세계다. 임상 한 번이 회사를 세우고, 실패 한 번이 회사에 큰 타격을 입힌다. 임상 실패와 규제 리스크 등 수천억원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일도 낯설지 않다.


그런데 요즘 중견제약사를 흔드는 리스크는 실험실보다 오너실에서 터지는 듯하다. 연구 데이터보다 혈연, 기술보다 권력 다툼에서 문제가 터진다. 기술이 전부인 산업처럼 보이지만 '오너'의 행보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삼촌과 조카 간 가족 드라마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동성제약이 그 예다. 삼촌 이양구 전 회장과 조카 나원균 대표 간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불거졌고, 이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 받아 최대주주로 등극한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최근 과반 이사를 앞세워 나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회생절차까지 겹치며 회사 경영은 사실상 멈춰섰다. 그 사이 회사가 주력해온 광역학치료(PDT) 기술과 신약 후보물질 '포노젠(DSP1944)'은 시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일양약품도 다르지 않다. 오너 3세인 정유석 공동대표가 잇따른 검찰 수사에 휘말리며 '오너 리스크'의 중심에 섰다. 오너의 행보가 기사 제목을 차지했고, 매출 부풀리기와 약효 확대를 통한 주가조작 의혹은 기업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놀텍'과 '슈펙트'를 기반으로 꾸준한 실적과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일양약품의 성과는 해당 이슈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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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견제약사들은 오랫동안 '믿을 만한 회사'의 대명사였다. 염색약, 소화제, 진통제, 에너지드링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스테디셀러 제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신뢰였다. 주주들이 보여준 믿음은 오너 일가의 갈등과 비위로 거래 정지와 반토막의 시가총액으로 돌아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1세는 회사를 키우고, 2세는 유지하고, 3세는 경영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냉소처럼 들리지만 지금의 현실을 절묘하게 짚는다. '책임 경영'이라는 말은 본디 가업을 잇는 이들이 회사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이었다. 성과뿐 아니라 위기에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의 중견제약사들 사이에서 이 단어는 본뜻을 잃었다.


오너라는 '하이 리스크'를 겪고 있는 중견제약사들이 '리턴'해야 할 과제는 책임의 복원이다. 가문의 이름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전횡이 아닌 투명함으로 평가받는 것이 책임 경영의 본질이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외이사 제도, 내부통제, 감사기구 등 견제 장치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이 개인의 의식이 아니라 제도적 장치로 작동할 때, 비로소 무너진 기업가치를 회복할 처방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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