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이우찬 기자] 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전에 전격 참여했다. 5개월 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는데 적극적인 인수 검토로 입장이 선회한 것이다. 계열사 주식담보 대출을 비롯해 실탄을 장전하며 인수를 검토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으로 두산테스나 등 반도체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SK실트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3위 기업이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인 지분 19.6%를 합한 경영권 지분 70.6%다. 최태원 SK 회장이 보유한 지분 29.4%는 제외됐다.
두산이 적극적으로 SK실트론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인수설이 불거졌을 때 부인한 것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뀐 셈이다. 당시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두산은 이번에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4월에는 SK실트론의 조단위 몸값을 감당할 현금이 없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SK실트론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넉넉해진 곳간 사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은 올해 상반기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키며 현금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인수전 참전을 위한 실탄 확보 과정이었던 셈이다. 종속기업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담보로 각각 5500억원 3600억원을 차입했다. 일반 신용대출 900억원도 더해 총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차입을 업고 곳간은 크게 불어났다. 올해 6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두산의 현금성 자산은 1조272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2024년 말 각각 2690억원, 2040억원에 불과했는데 6개월 만에 1조원 이상의 실탄을 장전한 것이다. 빅딜을 위한 대비를 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이 지난 4월 조단위 현금이 없다고 펄쩍 뛰며 인수설 자체를 부인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며 "인수 의지가 커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통해 반도체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조준하고 있다. 두산은 반도체사업 확장 의지가 큰 기업집단이다. 2022년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두산 사업부문에서는 전자BG가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 관련 조직에서 반도체 관련 매물을 살펴봤고 반도체 기초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의 성장성을 보고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SK실트론을 품게 되면 두산테스나와 사업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를 하는 '테스트 하우스' 기업이다. 테스트는 반도체 후공정에만 해당하므로 사업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재료사업의 SK실트론과 후공정 테스트 사업의 두산테스나는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며 "두산테스나 자체 M&A는 뒤로 미루고 두산그룹 차원에서 반도체기업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산테스나에서 제대로 인수를 검토한 기업은 SFA반도체, 세미파이브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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