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두산테스나는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애플 아이폰용 씨모스 이미지센서(CIS) 수주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당장 뚜렷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수주 물량이 예상보다 적고, 양산 시점도 늦춰진 탓이다. 그럼에도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의 CIS 테스트를 충분히 소화할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테스나는 15일 이사회에서 1713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 구매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두산테스나 자산 총액(7876억원)의 21.7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회사는 구체적인 용처를 밝히지 않았으나, 삼성전자의 애플 아이폰용 CIS 프로젝트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금의 대부분이 애플 아이폰용 CIS 웨이퍼 테스트 장비 구매에 투입되고, 일부는 노후 부품 교체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의 CIS 웨이퍼 테스트 1차 공급사다. 그동안 CIS 최종 응용처인 모바일 시장이 정체된 데다 삼성전자의 CIS 물량이 중국 옴니비전 등 경쟁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두산테스나도 동반 타격을 입었다. 이 여파로 두산테스나의 웨이퍼 테스트 가동률은 2023년 69.7%에서 지난해 61.9%, 올 상반기 40.1%(전년 동기 65.3%)로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애플 아이폰용 CIS 공급망에 재진입하면서 두산테스나도 새로운 도약점을 찾았다. 하지만 물량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 단기간 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애플용 CIS 초도물량을 웨이퍼 기준 월 1만장 수준으로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약 4000장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마진율이 높은 2억 화소가 아닌 5000만 화소 제품부터 생산할 예정이며, 양산 시점도 내년 3월에서 내년 말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두산테스나에 요청했던 선제 투자 관련 논의도 현재로서는 잠정 보류된 상태로 전해진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앞서 애플 CIS 수주 계약이 임박했을 당시, 두산테스나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준비하라고 귀띔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후 수주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치자 현재로서는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즉 이번 설비 투자는 두산테스나가 삼성전자 측에 '아이폰용 CIS 수주에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테스트 장비를 발주하고 설비 투자를 완료하는 데까지 길게는 최대 1년이 걸리는 만큼 선제적으로 준비하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테스나의 이번 대규모 선제 투자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움직임이라고 들었다"며 "설령 삼성전자에서 테스트 물량을 충분히 배정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해당 장비는 다른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해 부담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산테스나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 같은 투자가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산테스나의 누적 매출은 1351억원으로 전년 동기(1915억원)보다 29.45% 감소했다. 매출원가가 여전히 1400억원대로 높은 수준인 가운데 외형이 줄면서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280억원이었던 누적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마이너스(-)212억원으로 전환됐다.
두산테스나는 이번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세메스와 일본 어드반테스트, 인터액션 등에서 매입할 예정이다. 거래 대금은 장비 입고 후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현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두산테스나는 금융기관 차입 등을 이용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상반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993억원)보다 45.9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은 304억원에서 -172억원으로 돌아섰다.
한편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의 이번 애플 CIS 수주와 관련해 단순 테스트뿐 아니라 패키징 공정까지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인수한 반도체 패키징 기업 엔지온(현 DP사업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CIS 테스트를 '턴키' 방식으로 일괄 수주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CIS 재고가 창고에 상당량 쌓여있는 상황이라, 외주를 맡기지 않고 패키징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두산테스나는 현재 삼성전자의 CIS 패키징 퀄리피케이션 테스트를 진행 중이나, 통과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팹에서 CIS를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에, 웨이퍼 이동 흐름을 고려하면 패키징도 현지에서 자체 진행하는 편이 합리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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