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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만회' vs 흥국생명 '도약'…이지스운용 인수 정면 승부
강울 기자
2025.09.17 11:00:18
생보업 수익성 정체 속 ALM 규제 강화 대응 위해 부동산 운용 역량 확보 절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강울 기자] 생명보험업 전반의 수익성이 정체된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이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들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장기부채 관리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지만, 한화생명은 부진한 투자 성과 만회를, 흥국생명은 외형 확대를 통한 체급 키우기를 노린다는 점에서 속내가 다르다. 부동산에 강점을 지닌 이지스를 통해 각자의 과제를 풀겠다는 계산이다.


16일 M&A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을 주관하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최근 인수의향을 밝히 회사들을 심사해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사)를 추렸다. 현재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이 포함됐다.


매각 대상은 고(故) 김대영 이지스자산운용 전 회장의 배우자 손화자 씨 지분 12.4%와 주요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포함한 66%다. 기업가치는 약 8000억원으로 평가되지만 실제 매각가는 5000억원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순자산(5331억원)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 수준으로 염가매수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두 생보사가 인수전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금융당국이 ALM(자산·부채관리)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장기부채 구조를 방어할 자산운용 역량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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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구체적인 배경은 다르다. 한화생명은 최근 부진한 투자 성과를 만회하고 ALM 규제에 대응할 수단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을 필요로 하는 반면, 흥국생명은 높은 운용 성과를 발판 삼아 외형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실제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손익은 2141억원으로 전년동기(2434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도 3.07%에 그쳐 대형사 평균(3.4%)에 미치지 못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2023년 3.79%에서 2024년 3.59%로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국내 2위 생보사' 위상과 달리 성과 부진이 지적돼왔다.


반면 흥국생명의 올해 상반기 투자손익은 666억원으로 전년동기(312억원) 대비 두 배를 넘었고, 운용자산이익률도 4.1%를 기록해 10위권 생보사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다만 중소형사로서 체급 확대는 숙원 과제였던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역량 확대가 목적"이라며 "인수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서 장기 보유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모두 이미 자산운용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한화리츠·한화에셋매니지먼트를, 흥국생명은 흥국자산운용과 최근 출범한 흥국리츠운용을 각각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이지스자산운용을 더하면 약 30조원대 부동산 자산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생보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본다. 손보사보다 판매 가능한 상품이 제한된 만큼 보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결국 자산운용 성과가 생보사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유럽계 PEF 운용사 '헤이핀' 인수 추진, 신한라이프의 글로벌 운용사 '아폴로'와의 협업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느냐가 회사 성과를 좌우한다"며 "이제는 사실상 자산운용이 생명보험사의 본업에 가까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관사가 이르면 10월 본입찰을 시작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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