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농기계 업체인 TYM이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소각은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TYM이 오너 경영권 방어 전략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발행주식수 축소로 오너가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TYM이 보유 중인 자사주는 총 518만9913주이며, 발행주식 총수 대비 11.52%에 해당한다. TYM이 자사주를 처음 취득한 시점은 2019년 말이며, 매년 꾸준히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TYM은 올 상반기 말까지 7년간 연평균 47억원 상당의 주식을 사모은 것으로 계산된다.
◆ 2019년부터 매년 자사주 매입…주가 안정보다 경영권 방어용
TYM은 자사주 확대의 표면적인 이유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TYM의 자사주 매입이 김희용 회장 일가의 경영권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예컨대 2014년 '슈퍼 개미'로 알려진 개인 투자자 최경애 씨가 TYM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냈다. 이 투자자는 2019년까지 5년간 투자 전문 회사와 연합을 맺고 TYM 지분율을 9%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최 씨는 "TYM 경영 참여 목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너일가는 추후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25% 미만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회장 측은 콜옵션(매수청구권)이 붙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TYM으로 개인 회사를 팔아 마련한 현금을 다시 TYM 주식 매수에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며 대응에 나섰다.
김 회장 일가는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경영권 위협이 발생할 경우 우호세력에게 손쉽게 넘길 수 있다. 시중에 거래되는 주식수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김 회장 일가를 향한 위협도 줄어들게 된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 세 자녀가 모두 구설수에 휘말렸다는 점은 TYM이 자사주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오너가의 이슈가 단순 루머가 아니었던 터라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장남은 단체 메신저 방에서 일면식이 없는 여성을 상대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차남은 약물을 복용한 채 교통사고를 냈다. 장녀는 실적 뻥튀기와 개인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 슈퍼 개미 엑시트 진행 중·입법 등 첫 소각 가능성
눈길을 끄는 부분은 TYM이 자사주 소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인 주가 부양 효과를 가져 오지만, 소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다시 유통 가능한 주식으로 여겨져서다. 소각이 동반될 경우 시중에서 거래되는 주식수가 적어지는 만큼 주식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TYM이 자사주를 장기 보유하고 있는 이유로는 그동안 경영권 리스크가 완전히 소거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TYM 지분율이 매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씨 측은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했고, 올 2월 기준 지분율은 4%대까지 하락했다. TYM 호실적으로 주가가 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최 씨 측이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TYM이 자사주 소각을 전향적인 자세로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는 데다, 오너리스크를 완전히 헷지할 수 없는 만큼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김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30% 초반대로 공고하지 않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만약 TYM이 기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김 회장 측 지분율은 종전 32.05%에서 36.23%로 4%포인트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TYM 관계자는 "현재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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