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KS인더스트리' 자금 유출 논란의 출발점이 '파멥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심주엽 전 대표가 케이에스아이1호성장투자조합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 파멥신 자금이 신설 자회사로 대거 이전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자금의 사용처와 거래 적정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심 전 대표는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 '파멥신'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던 지난해 12월 5일 경영컨설팅 자회사 '심뱅스'를 설립했다. 자회사 설립 이후 파멥신 자금은 심뱅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파멥신은 지난해 12월 심뱅스에 230억원을 출자하고 50억원을 대여했다. 이어 심 전 대표가 사임한 직후인 올해 1월 19일에는 기존 대여금 50억원의 출자전환을 포함해 17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심 전 대표가 물러난 뒤 유상증자 참여 결정이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황상 해당 유상증자 관련 이사회 결의 등 주요 의사결정은 재임 기간 중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심뱅스 설립 이후 약 두 달 만에 총 4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파멥신에서 심뱅스로 이전된 셈이다.
실제로 파멥신 내부 관계자는 "현재 통장 잔고가 수천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파멥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억원, 현금화 가능한 유동금융자산은 332억원으로 총 343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나 올해 1월 중순 추가 유상증자 과정에서 현금 120억원이 추가 투입됐다. 여기에 상장폐지 확정 이후 채권자들의 채무 상환 요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유동자산도 상당 부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심뱅스로 이전된 400억원 규모 자금의 최종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파멥신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하면서 심뱅스 관련 거래를 주요 사유 중 하나로 지목했다.
감사인은 주석을 통해 "보고기간 말 이후 종속기업인 심뱅스에서 발생한 주요 지분투자 및 자금대여 거래의 실재성과 성격, 회수 가능성을 검토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즉 자금의 사용처나 거래 실질을 확인할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심뱅스가 자금 이동 과정에서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파멥신의 유동성은 크게 약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파멥신은 올해 1월 본사 이전을 위해 50억원 규모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나, 보증금 납입 과정에서 심뱅스가 자금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파멥신보다 심뱅스가 실질적인 자금 통제력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심뱅스로 이전된 자금이 이후 KS인더스트리 경영권 확보 과정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KS인더스트리 최대주주인 케이에스아이1호성장투자조합 관련 공시를 심뱅스 경영지원실 임원이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입증할 직접적인 자금 흐름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 흐름을 되짚어 보면 KSI1호성장투자조합, KS인더스트리, 인스코비로 이어지는 일련의 거래 구조의 출발점으로 파멥신을 지목하는 시각이 있다"며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이동 과정이 최대주주인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심 전 대표 측에 심뱅스 설립 및 400억원 유출 목적, 대주주인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과의 사전 조율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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