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가상자산 업계 숙원이던 ICO(가상자산 공개)가 허용될 전망이다. 국회에서 가상자산 법적 지위 명시와 사업자 세분화 등을 포함한 '디지털자산혁신법'이 공동 발의를 앞두고 있다. 법정 협회가 ICO를 심사하고 가상자산 발행자의 백서 공시를 의무화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앞서 여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특화 법안들과는 별도 법안이다. 가상자산 기본법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테이블코인만 선제적으로 허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자산업 9개로 분류, 인가제·등록제 도입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자산 시장을 산업으로 육성하고 혁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자산의 성장과 혁신에 관한 법률(디지털자산혁신법)'을 대표 발의하려 한다"며 "법안은 가상자산 진입, 영업행위 규제부터 스테이블코인까지 총망라하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사업을 하려는 자는 9개의 가상자산업 중에서 어떤 라이선스를 취득할지 고민해야 한다. 라이선스는 유형에 따라 인가제와 등록제로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혁신법에서 정의하는 가상자산업은 ▲매매교환업 ▲중개업 ▲보관관리업 ▲지급이전업 ▲일임법 ▲집합운용법 ▲대여업 ▲조언업 ▲매매교환대행업 등 9개로 이뤄졌다. 이 중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유통업에 해당하는 매매교환업과 중개업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다.
지난 6월 법안 마련에 참여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법안 설명회를 열어 법안 주요 내용을 일부 공개했었다. 당시 공개된 법안 자료에 따르면 인가제를 적용받는 가상자산업은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등록제 적용 가상자산업은 5억원 이상을 갖춰야 한다.
현재 법안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안은 올해 초부터 강준현 민주당 의원 등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같은 업계 전문가와 논의하며 수정을 거듭해 왔다. 당초 올 7월 발의가 예정됐던 법안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지속하며 차일피일 미뤄졌다.
◆법정협회가 ICO 심사…스테이블코인 자본금 10억원
이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업계 숙원이던 ICO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가상자산 발행 시 공개하는 '백서'가 수익 구조 등 실질적인 내용보다 비전만을 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엄격한 심사 기조를 예고했다.
이 의원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백서는 증권신고서와 달리 구체적인 실적 등 내용은 없고 청사진만을 담고 있다"며 "ICO, 가상자산 발행을 법정협회가 심사하고 투자자에게 현행 DART 같은 공시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두인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기존 안도걸 민주당 의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특화 법안과는 별개로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발행 잔액 이상의 준비자산 유지, 매달 실사보고서와 매년 외부감사보고서 제출 등을 의무화했다.
그간 가상자산 업계는 가상자산 기본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먼저 발의되는 것을 우려해 왔다. 가상자산에 관한 명확한 정의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해외 인프라를 중심으로 원화 코인이 발행될 수 있어서다. 관련 수익을 해외 사업자에게 가져다줄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스테이블코인 특화 법안이 지난 8월에 먼저 발의됐지만 디지털자산혁신법이 우선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혁신법이 오랜 논의를 지속한 만큼 법안 통과 과정에서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가상자산 기본법(2단계 법안)을 준비하는 금융위원회가 원화 코인 발행과 유통을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검증해 보자는 논의가 나오는 만큼 법안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공동발의를 위해 각 의원실과 협의 중"이라며 "공동발의 전 법안 설명을 위해 기자회견을 먼저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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