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국내 10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노랑통닭 매각이 브라질 조류독감(AI)이라는 암초를 만나 최종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매자였던 필리핀 졸리비푸즈 컨소시엄은 닭고기 수급 불안을 근거로 대폭적인 가격 할인을 요구했고, 협상 막바지에 해당 문제가 해소됐다고 여겨진 상황에서도 입장차는 바꾸지 않은 것이 결정적 변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독감이라는 변수를 핑계로 가격인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원매자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매도자 측의 이견이 결국 딜을 무산시켰다는 전언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랑통닭 지분 100%를 보유한 큐캐피탈파트너스-코스톤아시아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졸리비푸즈 컨소시엄에 최근 협상 결렬을 공식 통보했다.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은 브라질 AI 사태를 해석하는 양측의 시각차였다. 올해 브라질 AI 여파로 국내 닭고기 수입이 차질을 빚으며 원가가 급등하자 졸리비는 이를 노랑통닭의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영구적 리스크로 규정했다. 원매자는 이를 근거로 기존에 논의되던 가격에서 20% 이상의 대폭적인 인하를 요구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류독감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 변화(MAC)로 여길 수 있을 지는 차치하고, 그 요구 인하폭이 너무 큰 나머지 접점을 만들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큐캐피탈 컨소시엄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매출과 가맹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노랑통닭의 영업 펀더멘털이 오히려 견고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브라질 AI 사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경험했던 일시적인 공급망 이슈일 뿐이며 하반기 수입선 다변화와 시장 안정화로 충분히 해소될 일시적 비용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단기적인 외부 변수가 장기적인 기업의 본질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올 하반기 들어 브라질 AI 진원지에서 거리가 있는 지역부터 수입 제한이 풀리며 닭고기 물량 확보가 재개되고 있음에도 졸리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격 인하의 원인이 해결됐지만 여전히 낮은 가격으로 노랑통닭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인수자 중심(Buyer's market)으로 귀결됐다고 여긴 셈이다.
졸리비 주장은 매도자엔 단순한 가격 이견을 넘어 신뢰의 문제로 비화했다. 당초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다른 원매자들의 제안을 마다하고 졸리비를 선택한 이유는 이들이 약속한 거래 종결력 때문이었다. 졸리비는 실제 지난해 7월 엘리베이션과 공동으로 컴포즈 커피 70%를 3억4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확정 계약을 체결해 종결력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졸리비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업계에선 최근 졸리비가 인수한 컴포즈커피 고가 인수 논란과 그룹 실적 정체가 맞물리며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선회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한다. 내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자 외부의 일시적 악재를 빌미로 약속을 뒤집고 과도한 가격 조정을 요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졸리비는 컴포즈커피 내부에 존재하던 현금 유보금 1700억원 가량을 눈여겨보고 이를 안정적인 투자라 판단했지만 저가 커피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로운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랑통닭 매각 협상은 결렬됐지만 매도자 측은 오히려 새 원매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랑통닭의 가파른 성장세가 여전히 유효하고 이미 복수의 잠재 원매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서다.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기업가치가 최고점에 달했다고 판단되는 최적 시점에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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