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NH농협생명이 올해 상반기 600억원대 투자손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오던 투자손익 부문이 흑자 전환 가능성을 키우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비중 확대와 대체투자 부실화 우려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635억원의 투자손익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392.2%(506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NH농협생명은 대체투자 손상 감소가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NH농협생명은 투자손익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22년 마이너스(-) 3021억원, 2023년 -141억원, 지난해 -3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으로 구분해 공시하기 시작한 2023년(2022년 실적) 이후 줄곧 적자 흐름을 이어왔던 셈이다.
저조한 성과의 배경에는 채권 중심의 운용구조로 인한 낮은 운용자산이익률이 있었다. 2022~2024년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90%로 업계 평균(3.27%)을 밑돌았다. 2023년에는 금리 상승 여파로 투자손실이 발생했고, 2024년에도 대체투자 손실과 외화채권 교체 매매 과정에서 처분손실이 이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NH농협생명의 연간 투자손익이 올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할지를 두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운용자산 내 FVPL 비중이 크고, 위험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의 FVPL 비중은 2022년 말 2.7%에서 2023년 말 11.8%, 지난해 말 12.7%로 급등했다. 위험자산 비중 확대는 투자손익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체투자 익스포저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NH농협생명의 대체투자 자산은 9조100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17%를 차지한다. 국내 대체투자 비중이 76%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부실 우려가 지속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환율 급등, 한·미 금리 역전 지속 등 복합 리스크가 잠재 손실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과 SOC 투자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급등과 한·미 금리역전상태 지속에 따른 환헤지 비용도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NH농협생명은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시장 대응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대체투자 손상금액 감소와 전략적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매각익 시현 등이 올해 상반기 투자손익 증가의 배경"이라며 "향후 리스크관리는 물론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국내 채권과 주식, 대체투자 등 투자 자산군별 유연한 시장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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