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박병희 농협생명 부사장이 차기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실적 증대가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영업통으로 농협생명의 최근 성장세를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만큼 이같은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박 후보의 우선과제로 지목된다. 특히 농협생명에서 순이익 기여도가 높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박병희 농협생명 농축협사업부문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추천했다. 농협생명은 이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박 후보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5년 1월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박 후보는 1966년생으로 대구 출신이다. 청구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뿐 아니라 농협은행, 농협유통, 농협재단, 농협경제지주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농협은행에서는 경북지역보증센터장, 대구영업본부장을 역임한 후 농협경제지주 감사국 부국장을 거쳐 지난해 농협생명 부사장에 올랐다. 이번 선임으로 첫 농협생명 내부 출신 대표이사의 타이틀도 달게 됐다.
IFRS17 도입 이후 농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8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666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성장한 셈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78억원으로 전년동기(1808억원)와 비교해 37.1%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 확대의 주 배경은 CSM(보험계약마진)이다. CSM은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IFRS17 도입 이후 가장 주목받는 핵심 지표다. 농협생명은 올해 3분기 CSM 4조90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4조4774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신계약 CSM이 전년동기대비 73.5% 늘어난 722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농협생명의 경우 CSM 상각을 통한 수익이 보험수익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3분기 CSM 상각분은 3171억원으로 전체 보험수익 1조1891억원의 26.7%를 차지한다. 상각액 자체도 전년동기(2987억원) 대비 6.2% 늘었다.
여기에는 영업통인 박 후보의 성과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시절부터 영업통으로 꼽힌 인물로 지난해 농협생명의 신계약 CSM을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농협금융 임추위 역시 박 후보가 내년 생명보험업계의 순이익 하방압력 속에서 영업능력을 발휘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CSM 기반의 순이익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수적이다. 농협생명의 보험료수입 포트폴리오는 저축성보험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기존 보험사 회계제도와 달리 IFRS17 제도에선 저축성보험이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에 불리하다. CSM이 미래에 발생할 보험료수입을 부채로 선인식하는 방식인데다 IFRS17은 저축성보험의 금리를 보험부채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일반계정 보험상품의 보험료수입은 3조4681억원으로 이 가운데 54.3%인 1조8815억원이 저축성보험 수입이었다. 고액의 저축성보험 유입으로 50% 이상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장기간 유지되는 모습이다.
그런 만큼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보장성보험 비중은 45.7%으로 전년 동기 35.8%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해 신계약 건수 역시 보장성 보험이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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