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안전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기업 경영에서 안전은 더 이상 부차적 요소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전략 과제가 됐다. 특히 건설, 자동차, 제조 등 전 산업에서 CSO(Chief Safety Officer)는 안전 정책 수립부터 현장 관리, 리스크 대응까지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각 기업별로 CSO를 집중 조명하고 그들이 당면한 과제와 향후 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한항공이 늦어도 오는 2027년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 국내 양대 대형 항공사(FSC)가 하나의 회사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CSO)이다. 유 부사장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도약하는 통합 대한항공의 '안전운항'이라는 최대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 40년차 'KAL맨'…조 회장 최측근, 합병 이후 안전보건 총괄
1960년생인 유 부사장은 대한항공 내 최고령 임원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메사추세츠대학(MIT)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땄다. 1986년 대한항공 정비본부에 입사한 유 부사장은 2007년 말 임원인사에서 상무보로 첫 '별'(임원)을 달았다.
유 부사장은 자재부 항공기 팀장과 정비기획부 담당, 원동기정비공장장 등을 거쳐 2015년 정비본부 부본부장 겸 정비기술부 담당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1년간은 평창조직위원회로 파견을 나간 이력도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핵심 인력을 차출한 바 있다.
2017년 대한항공으로 복귀한 유 부사장은 환경건설관리부 담당과 자재부 총괄 등을 맡았으며, 2019년 전무 승진과 함께 대한항공 계열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한국공항은 국내 공항에서 대한항공과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의 급유, 화물, 기내식, 견인 등 각종 업무를 담당한다. 비교적 주목도가 낮은 회사지만, 항공사가 본연의 수송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 부사장 영전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첫 세대교체라는 점이다. 유 부사장은 단숨에 오너 측근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더해 한국공항의 자체 정비력을 키우고, 효율적인 자재 구매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조 회장 의지도 반영된 인사였다. 나아가 유 부사장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항공 계열 항공기 엔진 수리 업체인 '아이에이티' 임원을 겸직했다는 점은 안전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유 부사장은 한국공항 지휘봉을 잡은 2년간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된 여파였다. 그럼에도 그는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조원태 사단' 입지를 한층 굳혔다.
유 부사장은 승진과 함께 대한항공으로 복귀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기술부문 총괄 겸 리커버리 추진 오퍼레이션부문 담당으로,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비한 선제적인 인사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가시화된 2023년에는 안전보건 총결 겸 오퍼레이션부문 총괄에 올랐고, 현재 이 회사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 조 회장 "안전 제일"…덩치 속도 따라갈 '관리' 필요성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었으며, 내년 하반기까지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그리게 된다. 본격적인 합병은 늦어도 2027년 1월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양사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로 '안전'을 꼽았다. 유 부사장이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CEO) 직속으로 배치됐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조 회장은 올 4월 신규 CI 공개 행사에서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글로벌 11위권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순위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며 "고객이 믿을 수 있는 항공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임직원 담화문에서는 "항공사 불변의 가치인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통합 항공사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으며, 그해 5월에는 약 1년간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거친 종합통제센터(OCC)를 외부에 공개하고 안전 운항에 대한 의지를 재차 다졌다.
유 부사장은 ▲여객사업본부 ▲화물사업본부 ▲항공우주사업본부 ▲객실승무본부 ▲정비본부 ▲기타본부 및 전략지원부실 등 사실상 대한항공 모든 부서에 개입하고 있다. 각 본부마다 안전관리시스템(SMS) 총괄과 담당자, 실무자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 부사장은 안전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항공안전전략실도 관장한다.
통합 대한항공은 근로자수가 개별 회사일 때와 비교해 70% 가까이 늘어나는 만큼 전사 차원의 일관된 정책 수립과 이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근로자수(미등기임원 및 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각각 1만8303명, 7935명 총 2만6238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등기임원과 해외 임직원까지 포함하면 근로자수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운용 기재수는 현재 대한항공 161대, 아시아나항공 82대에서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총 243대로 불어난다.
통합 LCC 출범도 예고돼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통합이 예정돼 있다. 이 경우 한진그룹 항공계열사 임직원수는 3만명을 훌쩍 넘길 뿐 아니라 기단도 300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유 부사장은 통합 대한항공 인력 운용 방안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려면 두 회사의 연봉과 복지 수준 등을 평준화해야 한다. 또 성공적인 화학적 결합을 위해 두 조직의 융합도 이뤄야 하는데, 우 부회장이 주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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