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그리스 신화에서 니케(Nike)는 전장을 날아다니며 월계관을 씌워주는 정복과 승리의 여신을 뜻한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한때 니케프라이빗에쿼티(니케PE)가 그 이름에 걸맞게 확실한 승리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펀딩 시장이 얼어붙은 요즘 국내 건강기능식품용기 제조업체 'LKS' 인수를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가 몇 개월 만에 오버부킹(overbooking)에 성공한 것이다.
니케PE는 화려한 트랙 레코드나 두터운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 운용사와는 거리가 먼, 지난해 막 첫발을 뗀 신생 하우스다. 그럼에도 LP(출자사)들이 너도 나도 줄을 선 이유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내며 의구심을 잠재운 독보적인 전략에 있다.
니케PE의 전략은 서주원 대표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LKS의 기술력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치피오(H.PIO)에서 미래전략 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며 전략기획과 신사업을 총괄했다. 인수합병(M&A)부터 공급망 재편, 원가 구조 개선까지 제조업의 밸류업 과정을 모두 경험한 셈이다. 특히 건기식 시장이 단순히 제품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고 차별화된 패키징 기술력이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LKS는 국내 주요 건기식 업체에 병·뚜껑·파우치 등 패키징 용기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완제품 제조가 늘어나면 수요가 따라 증가하는 구조다. 더욱이 매출처가 수백곳으로 분산돼 있어 특정 브랜드의 부진이 곧바로 실적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같은 점에서 그는 LKS가 건기식 시장 사이클의 가장 앞단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 능력을 입증할 포트폴리오가 없었던 만큼 LP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했다. 이에 그는 인수 계약 전부터 LKS 경영에 직접 뛰어들어 PMI(인수 후 통합)와 밸류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우선 가족 경영 체제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위임 전결 규정과 결재 프로세스를 신설하는 등 조직의 기본 틀을 재정비했다. 동시에 건기식 원료 유통, 단상자 제작 등 신사업에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신규 매출원을 확보하면서 월 매출은 20억원 수준까지 뛰었고 이익률도 개선되며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짧은 시간 내 회사가 얼마나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직접 증명하면서 복수의 LP들이 자금을 대며 빠르게 펀드레이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 해에 고작 프로젝트 펀드 하나를 만들더라도 LP들이 먼저 찾아올 수밖에 없는 운용사가 되는 것이 니케PE의 목표다. 서 대표는 신생 하우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걸 증명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딜을 늘리기 보다 한 건의 투자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자신을 믿어준 LP들을 위한 길을 가겠다는 의미다.
LKS 인수는 아무리 펀딩 시장이 혹한기더라도 딜에 대한 확신과 명확한 전략을 갖춘 운용사에게는 여전히 LP들의 러브콜이 넘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이 어려워서 번번이 펀드 결성에 실패한다'는 변명도 이제는 설득력을 잃어가는 것 같다.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작정 딜만 들이미는 운용사에게 LP들은 더 이상 관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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