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넷마블이 지난해 500억원대 카이아(Kaia) 코인을 처분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넷마블의 손자회사인 'MARBLEX Corp.'(마브렉스)가 넷마블 자회사이자 운영사인 'DIGIPARK SINGAPORE PTE.'(디지파크)로부터 대차해 이자 수익을 얻던 지분을 환수해 처분했다는 것이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마브렉스의 메인넷 이전에 따른 절차로 보이나 매각은 그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자회사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매각에 나서 관심이 집중된다.
넷마블은 버진아일랜드 법인 마브렉스를 이용해 MBX를 해외에서 발행했다. 그런데 마브렉스의 모회사 디지파크는 자회사의 적자를 떠안으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러한 탓에 넷마블이 디지파크가 가진 가상자산을 실적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500억원대 카이아 처분…메인넷 이전 전부터 진행
25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총 512억원에 달하는 카이아를 처분했다. 마브렉스가 카이아 노드 운영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며 APY(복리 연간 수익률) 5.8%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코인 매각을 착수했다.
현재 카이아 체인에 '마브렉스' 이름으로 스테이킹(예치)된 카이아는 약 225억원 규모다. 기대 이자수익만 약 13억원에 달한다. 처분된 512억원이 스테이킹에 유지됐다면 연결기준으로 넷마블은 연간 약 29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넷마블이 29억원의 이자 수익을 포기한 배경으로 마브렉스의 메인넷 이전을 예상할 수 있다. 마브렉스는 클레이튼(현 카이아) 메인넷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중순 '이뮤터블'로 메인넷을 옮겼다. 이뮤터블이 높은 보안과 낮은 가스비(수수료)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메인넷 이전으로 카이아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코인 매각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카이아 매각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1분기에만 약 189억원 규모 카이아를 처분했다. 메인넷 이전 작업이 본격 착수된 3분기에는 오히려 처분 규모를 줄였다. 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카이아 시세 급락으로 인한 처분으로 해석될 수 있다.
◆ MBX 발행사 보유 카이아 매각…재무 개선 움직임
주목되는 부분은 처분된 카이아 일부가 자회사 마브렉스에 대여됐던 것이라는 점이다. 마브렉스는 디지파크의 소유 카이아를 대차에 검증에 참여하고 있었다. 디지파크가 직접 참여할 수도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회사를 통해 검증에 참여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마브렉스의 재무 건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마브렉스는 MBX를 발행한 넷마블의 손자회사다. 국내 ICO(가상자산 공개) 금지 규제에 따라 해외 법인을 통해 MBX를 우회 발행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고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했다. 프로젝트 운영 수익은 국내 법인 마브렉스㈜가 가져가는데 코인 발행, 운영 비용은 발행사 마브렉스가 떠안으며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국내법인 마브렉스㈜가 소규모 흑자를 내며 마브렉스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회사들이 넷마블 자본금을 까먹고 있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마브렉스에 일정 수익이 귀속되는 자회사로 구조는 가능하다. 모회사 디지파크가 자회사 마브렉스에 카이아를 빌려주고 자회사가 이를 스테이킹에 활용하면 스테이킹 이자 수익이 자회사 수익으로 이전되는 것이다. 계약서에 이자수익을 모회사로 배분하는 조항이 명시되지 않은 이상 자회사 영업손실을 보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마브렉스 재무 건정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마브렉스는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잠깐 흑자를 기록했으나 2분기 적자로 인해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만 약 10억원에 달한다. 현재 마브렉스 이름으로 받고 있는 연간 이자가 약 13억원이지만 마브렉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사업 초기 자본금을 잃은 것도 모자라 모회사 자산까지 까먹고 있는 꼴이다.
넷마블 측은 전반적인 사업적 판단에 따라 코인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매도 차익, 카이아와의 사업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디지파크는 거시적인 시장 상황과 코인 시세 흐름, 카이아 향후 비전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코인을 매각했다"며 "일부 대차 물량을 처분한 것은 맞지만 마브렉스 보유 물량은 그대로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 사항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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