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뷰티 전문기업 '에이피알(APR)'의 시가총액이 7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1년6개월 만의 성과다. 현재 에이피알의 몸값은 입주해 있는 롯데월드타워의 자산가치를 뛰어넘은 상태다. 세입자의 몸값이 집주인을 넘어선 셈이다.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가치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시총은 이달 22일 종가 기준 6조5474억원이다. 2024년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시총 2조원을 넘긴 뒤, 2년도 안 돼 기업가치를 세 배 이상 키웠다.
K-뷰티 열풍에 힘입은 해외 매출 확대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 덕분에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총이 올해 1분기에 5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들어선 6조원 중반까지 도달했다. 화장품업계 시총 2위인 LG생활건강(5조1618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7조9550억원)도 가시권에 뒀다.
눈에 띄는 점은 에이피알의 기업가치가 자사가 입주한 '롯데월드타워'의 자산가치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2020년부터 롯데월드타워 36층을 사무실로 임차해 사용 중이다.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완공됐으며, 총사업비는 약 4조2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자산가치는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도 강화를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했고, 당시 자산가치는 6조원대로 평가받았다. 물론 자산재평가에 따라 롯데월드타워의 자산가치가 더 높을 수도 있지만, 현시점에서 세입자인 에이피알의 기업가치가 이를 앞질렀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에이피알의 고속 성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이에 따른 해외 매출 급증 덕분이다. 에이피알의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는 최근 전 세계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23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70%에 달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뷰티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 정체성을 명확히 재정립한 점도 기업가치 상승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미용기기(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와 화장품을 함께 판매하면서 과거엔 '뷰티테크기업'으로 불렸다. 그러나 시장에서 의료기기업체로 오해받는 사례가 늘자, 올해 3월부터 '테크'를 뺀 '뷰티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당시 메디큐브 중심의 안티에이징 솔루션 브랜드로 방향을 명확히 잡은 것이 주효했다.
실제 매출 비중도 화장품 47%, 뷰티 디바이스 43%로 비슷하지만, 화장품 쪽이 조금 더 높다. 에이피알은 이후 피어그룹 분석 등을 통해 시장 내 뷰티기업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에이피알은 올해 주력 시장인 미국, 일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K-뷰티 수요층이 확장되면서 셀럽 마케팅과 SNS 콘텐츠 마케팅, 아마존·큐텐 등 대형 이커머스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강화, 입소문 확대 등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400억원, 영업이익은 255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의 호조가 유럽·중동으로 확산되면서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최근 실적 가이던스를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키(Key)는 해외 시장에 있다고 본다"며 "팝업 스토어와 현지 유통기업과의 협업 등으로 해외 고객과 접점을 늘리면서 글로벌 매출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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