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우세현 기자] 트럼프의 마음 돌린 젠슨 황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몇 달에 걸쳐 주장해 온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는 미국의 실수'라는 논리가 마침내 통한 걸까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의 일부 AI 프로세서에 대한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어요. 이는 기존의 강경했던 입장에서 극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두 기업에게는 올해 수십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안겨줄 수 있는 중요한 결정입니다.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군대가 최첨단 AI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엔비디아 등의 고성능 AI 칩 수출을 제한해 왔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H20과 같이 성능을 낮춘 중국 시장 전용 칩을 개발해 대응했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이마저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건 바 있습니다.
젠슨 황 CEO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비생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특히 지난주에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기도 했죠. 웨드부시 증권의 매튜 브라이슨 애널리스트는 "젠슨 황은 미국 내 투자에 대한 백악관의 관심을 충족시키면서도 미국 AI 기술이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훌륭하게 주장해왔다"고 평가했어요.
트럼프는 왜 마음을 돌렸을까?
이번 결정이 전적으로 젠슨 황의 로비 덕분만은 아닙니다. 사실 이 조치는 미국이 중국과 벌인 더 큰 무역 협상의 일부였어요.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번 반도체 수출 허용의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더 높은 관세를 수용하고 희토류 광물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반도체 규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한 셈이죠.
다만 이번 조치가 곧바로 중국 사업의 활성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우선, 이번 수출 허가 라이선스가 얼마나 많은 칩에 적용될지,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분명합니다. 또한 중국에 판매가 허용된 칩은 최신 제품이 아닌 구형의 제한된 버전입니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 기술을 사용하고 의존하게 만들고 싶다. 우리의 최고 제품을 파는 것은 아니"라며 정책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그 사이 많은 중국 기업들이 이미 화웨이와 같은 자국 공급업체로 눈을 돌렸다는 점입니다. 젠슨 황이 "수출 통제는 실패"라고 주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속도를 촉진시켜, 엔비디아가 차지할 수 있었던 거대한 시장을 현지 경쟁자에게 내주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었죠. 따라서 이번 수출 재개가 엔비디아에게 얼마나 큰 실익을 가져다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4.04% 상승한 170.70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중국 수출 재개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진 까닭으로 풀이됩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