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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불 붙은 '패키지 딜' 논란
이세정 기자
2025.07.02 07:00:19
어피니티, 지분율 확대·평단가 하락 '노림수'…조기 상환 이슈, 7200억 현금 필요
이 기사는 2025년 06월 3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롯데렌탈)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 유상증자를 둘러싼 잡음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 기관 투자자인 VIP자산운용이 반기를 든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주주 변경에 따라 기 발행 사채의 조기 상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롯데렌탈은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 유상증자의 가격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현 최대주주인 롯데그룹의 성공적인 경영권 매각을 위한 '패키지 딜'인 데다, 주가 부진의 원흉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VIP자산운용은 현재 롯데렌탈 지분 약 4%를 보유 중이다.


앞서 롯데렌탈은 올 초 211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해당 물량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프라이빗에쿼티(어피니티)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인 카리나트랜스포메이션그룹이 받기로 했다. 어피니티는 올 3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 중인 롯데렌탈 주식 일부(발행주식의 56.2%)를 총 1조572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이번 딜(Deal)은 늦어도 오는 8월경 클로징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구주는 비싸게, 유증은 시세보다 싸게…'상법 개정' 첫 타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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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부분은 이번 유상증자 가격이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렌탈 주식을 주당 7만7115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당시 주가 2만9400원과 비교할 때 2.6배의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하지만 유상증자 가액은 주당 2만9180원으로 당시 시세(2월27일 종가 2만9400원)보다 낮게 책정됐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롯데렌탈 이사회는 어피니티가 주당 7만7000원에 매수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다른 주주(소액주주) 지분을 희석시키면서까지 2만9000원대의 신주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게 했다"며 "이 결정이 과연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롯데렌탈 재무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주목할 부분은 롯데렌탈 유상증자가 상법 개정 이후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사회가 회사 전체의 이익보다 지배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우려를 보완하기 위한 의도다. 롯데렌탈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시점은 올 2월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면서 유상증자보다 상법 개정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오기형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롯데렌탈을 공식 언급하며 상법 개정의 시급성을 강조한 만큼 회사의 압박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동하는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법 개정 고삐를 죄고 있다.


◆ 호텔롯데 자금 대여·공모가 상회 유증 요구…사측 "기존 계획 이행"


당초 VI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이 유상증자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피니티가 롯데그룹과의 패키지 딜을 활용해 롯데렌탈 지분율을 늘리는 동시에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롯데렌탈이 유상증자 계획을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기 발행 사채에 대주주 변경 시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특약이 걸려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롯데렌탈은 최대 7200억원 규모의 사채를 일시 상환해야 한다. 롯데렌탈이 내달 3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조달에 나선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공동 대표이사. (출처=VIP자산운용 홈페이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VIP자산운용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김 대표는 "롯데렌탈이 충분한 현금과 추가 차입 여력을 보유한 만큼 유상증자는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사채 조기상환 등 자금이 필요하다면 그 원인을 제공하고 가장 큰 수혜를 입는 호텔롯데가 직접 자금을 대여하거나, 최소한 공모가 이상 수준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의 유상증자 철회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롯데그룹이 상환 자금을 대신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롯데렌탈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공모가인 5만9000원 이상으로 설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흥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6배가 넘는 자금이 몰린 만큼 회사채만으로도 현금 조달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롯데렌탈이 굳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호텔롯데가 구주를 비싸게 팔기 위해 억지를 부리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다만 롯데렌탈은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은 적법하게 산정됐으며, 현 시점에서 철회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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