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포레스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명륜당 인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 중심의 요식업(F&B) 불황에 대한 기관 투자가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더해지고 있어서다. 관련 프로젝트펀드에 참여할 기관투자자(LP) 확보에 포레스트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레스트는 지난해 10월 명륜당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반년 넘게 거래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구주와 신주를 포함한 명륜당 지분 약 70%를 1600억원에 인수하는 구조인데 이 정도 규모의 자금모집도 현 시장에서는 큰 난이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명륜당은 고품질 무한리필 고깃집으로 유명한 명륜진사갈비와 최근 건강식 열풍에 프렌차이즈계에서 새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샤브올데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포레스트의 명륜당 인수조건은 진사갈비를 영위하는 펜플(육류도매업)에 대해서는 지분 100%를 가져오지만, 올데이프레쉬(샤브올데이 운영)는 30%만 취득하는 구조로 마련돼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진사갈비는 이미 익숙한 브랜드라 성장성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샤브올데이는 확장성이 높은데 오히려 구조는 반대로 정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레스트는 인수 자금을 별도로 조성 중인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빌리는 돈인 약 7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은 NH투자증권이 주선을 맡았다. 하지만 나머지 900억원을 대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당초 포레스트는 올해 상반기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딜 클로징을 완료할 목표였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레스트가 국내 공제회 및 캐피탈사 등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펀드 참여를 제안해 왔지만 내부 검토 후 대부분 유보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국내 펀딩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도 하지만 해당 딜에 대한 매력 자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명륜진사갈비 브랜드의 성장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액제 무한리필 고깃집이라는 콘셉트로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내수 시장에 한정된 사업 특성상 장기적인 확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외식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명륜당은 코로나19 이후 2022년부터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며 외형을 키워왔지만 지난해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꺾였다. 지난해 명륜당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16억원,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 46% 감소했다. 매출은 2420억원으로 전년(2508억원)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명륜당이 운영 중인 또 다른 브랜드 '샤브올데이'는 투자 업계에서 눈여겨보는 사업 부문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 약 50개 점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올해 매장을 대폭 늘리고 매출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포레스트는 샤브올데이 운영사인 올데이프레쉬 지분은 30%만 우선 확보하지만 나머지 70%는 콜옵션을 통해 추후 취득하는 방식을 예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브랜드에 대한 지분 확보가 불완전하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을 낮게 평가하고 최종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명륜진사갈비는 이미 시장에서 한 차례 성장 사이클을 끝냈다고 보는 상황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샤브올데이만 보고 들어가는 딜이었다"며 "내부적으로 투자 검토에 나섰으나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레스트는 현재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 등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계속 진행 중이다. 포레스트 측은 "올해 딜 클로징을 목표로 펀딩을 마무리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