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위믹스는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두 번째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위메이드는 법원 판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향후 생태계 중심축을 해외 시장과 자체 온체인 서비스로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위메이드가 암호 화폐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상대로 신청한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효력 정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에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국내 거래소에서 다시 한 번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위믹스는 앞서 지난 2월 스테이킹 플랫폼 '플레이 브릿지'의 프라이빗 키 유출로 인해 신원 미상의 해커에게 90억원상당의 위믹스 코인 865만여개가 탈취됐다. 이후 해당 물량은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며 가격 급락을 유발했다. 위믹스 재단은 사건 직후 수사당국에 신고하고 해외 거래소에 공조를 요청했지만 국내 거래소와 투자자들에게는 4일이 지난 후에야 해당 사실을 공지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는 공시 지연과 대응 불투명성을 문제 삼아 지난 2일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이는 2022년 유통량 공시 논란에 이은 두 번째 상장폐지 조치다. 이후 위메이드는 즉각 거래지원 종료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위메이드와 위믹스가 코인 관련 중요사항을 성실히 공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시 지연은 가격 하락을 우려해 이뤄졌을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침입 경위를 확인하지 못했고 모니터링 부족으로 공격자 기록이 일부 누락됐다"며 위믹스 측의 해명도 미흡하다고 봤다. 이에 "거래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위메이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위믹스 생태계의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위믹스 팀은 거래지원 종료일(6월2일), 출금지원 종료일(7월2일)에 맞춰 단기 대응책과 장기 전략을 조속히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DAXA 역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짧게 답했다.
법원 판결 직후 위믹스 가격은 급락세를 이어가며 30일 오후 5시 기준 368원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4월 최고 1398원에 거래됐던 가격과 비교해 약 73.6%나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폐지가 단순한 거래 중단이 아니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졌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폐지 결정이 확정되자 국내 투자자들은 위믹스 자산을 옮기기 시작했다. 실제 국내 위믹스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국외 거래소와 지갑 전송, 스테이킹 등 다양한 방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 거래소에 그대로 두는 경우 7월 이후 출금 수수료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 지갑으로 이관할 경우 위믹스를 스테이킹하거나 탈중앙화 서비스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별도의 본인 인증 절차가 없어 해킹 피해 발생 시 복구가 불가능하며 사용자가 실수로 악성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서명을 잘못하면 자산 전체가 탈취될 수 있다. 특히 단일 디바이스에서 생성한 지갑은 위험 노출이 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서 새 지갑을 만들어 보관하는 방식이 보안상 안전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바이낸스, 게이트아이오 등 주요 해외 거래소는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보다 거래소 리스크는 다소 높다는 평가가 있지만, KYC(실명 인증) 절차만 거치면 입출금과 거래 방식은 국내 거래소와 거의 동일하다. 해외 거래소 계정을 새로 만들고 옮기는 과정을 번거롭게 느끼는 투자자도 있지만 상장폐지 이후의 거래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위믹스는 국내 거래소에서의 거래가 종료되지만 글로벌 거래소에서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는 향후 생태계를 국내보다 해외 시장 중심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게임 서비스, NFT·디파이 기반 온체인 인프라 등을 활용해 거래소 의존도를 줄이고 실사용 중심의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다만 신뢰 회복과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두 차례 퇴출 결정을 받은 위믹스가 단기간 내 신뢰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은 해외 유통망과 자체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거래소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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