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SAMG엔터) 지분 5% 이상을 확보,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 목적은 단순투자이나 2대 주주로 등극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SAMG엔터의 가파른 성장세를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JP모건시큐리티즈PLC(J.P.Morgan Securities PLC)는 지난 24일 SAMG엔터 지분 5.2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5% 의무보유 공시에 따라 이뤄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JP모건의 이번 투자는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투자 목적이다. 단순투자는 차익 실현이나 단순 의결권 행사를 위한 목적의 투자다.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단순투자지만, 2대주주로 오른 점은 눈길을 끈다. SAMG엔터의 최대주주는 김수훈 대표(17.01%)다. 자사주(7.53%)를 제외하면 JP모건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JP모건은 SAMG엔터의 성장성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AMG엔터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티니핑' IP(지식재산권)를 앞세워 실적과 주가 모두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전년대비 22.4% 증가했다. 2021년 384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683억원, 2023년 951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6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실패했지만, 적자 폭을 줄였다. 분기 기준으로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4분기에만 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비주력 사업부를 구조조정하고 체화재고(장기간 적체된 재고)를 대부분 처리하면서 비용 구조를 효율화한 영향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SAMG엔터는 올해 연결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AMG엔터는 캐릭터 경쟁력을 앞세워 타겟층을 확장하고 있다. 그간 여야용 캐릭터로 중심으로 영유아 및 어린이를 타겟층으로 했다면 2030세대 이상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키즈 IP에서 캐릭터 IP로 진화하는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협업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SAM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아이돌 IP과 캐릭터 IP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SAMG엔터 관계자는 "10대 이상이 타겟인 SM엔터와 10대 이하가 타깃인 SAMG엔터가 서로의 니즈가 맞으면서 전략적 협력에 나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타깃 연령층이 넓어져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과 대형 엔터사와의 협업 소식에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SAMG엔터 주가는 지난해 6월 88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찍은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다 지난 25일 2만96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2월 한 달에만 주가가 94%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SAMG엔터의 PER(주가수익비율) 추정치는 약 10배다. 이는 유사한 IP사업을 영위하는 피어 기업 디앤씨미디어와 대원미디어의 평균 PER(16배)보다 낮다. 상대적 저평가주인 셈이다. JP모건도 SAMG엔터의 밸류에이션 상승 매력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AMG엔터는 올해 최대 5개의 신규 IP를 출시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는 5월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 소식도 전해지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SMAG엔터의 광저우 법인은 지난해에만 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SAMG엔터 관계자는 "올해 중국 매출은 지난해 보다 1.5배정도 더 성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최근 단순 키즈 IP에서 캐릭터 IP로 사업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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