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타이어 업계는 '성장의 한 해'를 보냈다. 업계 맏형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영업이익률 19%'라는 고무적인 기록을 썼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일제히 역대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하지만 2025년은 연초부터 미국발 고관세 정책과 고환율 리스크 등이 겹쳐 타이어 업계의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이어 업계가 올 한 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성장세를 이어갈지 경영 전략과 사업 방향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는 수익성 지표에 직격탄을 입혔던 북미 시장 유통망 다각화와 동시에 증설을 마친 유럽 체코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며 반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가이던스 미달·영업익 감소 '아쉬운 성적표'…북미 유통망 차질 발목
19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올해 경영 가이던스로 '연 매출 3조원 달성·자본적 지출(CAPEX) 1200억원'으로 설정했다. CAPEX는 미래의 이윤 창출 및 가치 취득에 지출된 투자 비용을 가리킨다.
지난해에는 간발의 차로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타이어는 2024년 매출 목표로 2조9000억원을 제시했는데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8479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센타이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단연 수익성 확보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가 영업이익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낸 것과 달리 감소세로 돌아서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4년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8% 줄었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움츠러든 원인으로는 불안정한 북미 시장 유통망이 지목된다. 지난 하반기 넥센타이어의 현지 유통을 담당하는 'ATD'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여파다. ATD 거래 중단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 3·4분기 넥센타이어의 북미 매출은 31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하기도 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6824억원)이 5% 빠졌다.
넥센타이어는 매출채권 회수를 비롯해 신규 거래선 확보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우선 ATD에 잡혀 있던 무담보채권 2615만4374달러(약 377억원)를 전액 회수했다. 여기에 ATD 외 다른 유통처들을 발굴해 물량 재배치를 진행하기도 했다.
◆ 유럽공장 램프업 효과 '기대'…글로벌 신공장 건설도 추진
올해 넥센타이어 연간 가이던스 달성은 북미 사업 정상화와 유럽 생산기지인 체코공장 '램프업(생산량 증대)' 속도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ATD의 영업 재개 가능성과 넥센타이어의 유통망 재건 노력에 따라 북미 지역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센타이어가 도매 위주에서 소매단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유통 다운스트림' 전략을 강화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품을 납품하게 되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마진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점을 누리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 증설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연말까지 체코공장 가동률 100% 달성과 함께 5000만본에 이르는 글로벌 연간 생산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2023년 체코공장 2단계 증설 작업을 완료한 바 있다. 이번 증설로 체코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550만본에서 1100만본으로 2배 늘어나게 됐다.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윤곽도 구체화해나갈 전망이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북미를 비롯한 기타 글로벌 지역 내 신규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현재 국내 양산·창녕과 중국 청도, 유럽 체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 국내 생산량이 전체의 60% 이상에 달할 만큼 높은 편이다.
최근 들어서는 북미 지역이 신공장 후보지로 다시금 부상하는 분위기다. 넥센타이어가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은 물론 올 초 집권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고관세 정책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북미 지역은 넥센타이어 전체 매출의 24%를 책임지는 핵심 시장이기도 하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고판가 지역인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해 손익 개선 작업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며 "연내 유럽공장 램프업도 차질 없이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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