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넥센타이어가 현금 자산 감소로 인한 유동성 하락 우려에도 부채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조 단위 재원이 투입될 5번째 글로벌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재무체력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넥센타이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급감한 수치다.
현금창출력 자체는 크게 개선됐지만 현금성 자산은 오히려 줄어든 양상이다. 2024년 말 넥센타이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3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9%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유입과 유출을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플러스를 띈다면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이 지출보다 많다는 의미다.
현금곳간이 비게 된 데에는 부채 상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넥센타이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750억원으로 1년새 음수 전환했다. 특히 차입금 상환 지출 규모(8573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207% 확대돼 마이너스 재무현금흐름에 일조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 상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 유입·유출을 나타내는 지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음수일 경우 차입금 상환 등으로 빠져나간 현금이 들어온 금액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4년 연간 연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902억원을 기록하며 음수로 돌아섰다. 차입 상환 지출이 1조28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8% 늘어난 여파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1374억원)은 42% 감소했다.
넥센타이어가 부채 상환에 우선순위를 두는 배경에는 향후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북미 등 해외 지역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신공장은 국내 양산·창녕, 중국 청도, 유럽 체코에 이어 넥센타이어 5번째 해외기지로 활약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 경영 무게추가 부채 관리에 쏠린 탓에 현금 유동성에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넥센타이어 현금 및 현금성 보유 자산이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찍고 있어서다. 특히 연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2019년(1473억원)과 비교해 7%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는 같은 해 유럽 체코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에 넥센타이어가 신공장 건설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점은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요인으로 지목된다. 넥센타이어는 북미 지역을 신공장 건설지로 선정 시 13억 달러(약 1조9069억원) 수준의 투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센타이어 현금 사정을 고려했을 때 외부 차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당사는 체코 공장 증설 마무리 후 다음 프로젝트 투자 전까지 차입금 상환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제5공장 프로젝트 자금 투입 전까지 2~3년 가량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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