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타이어 업계는 '성장의 한 해'를 보냈다. 업계 맏형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영업이익률 19%'라는 고무적인 기록을 썼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일제히 역대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하지만 2025년은 연초부터 미국발 고관세 정책과 고환율 리스크 등이 겹쳐 타이어 업계의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이어 업계가 올 한 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성장세를 이어갈지 경영 전략과 사업 방향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지난해 일제히 외형 성장을 이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올 한해 '고관세·고환율'이라는 만만치 않은 파고를 넘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 타이어 3사, 해외 매출 의존도 80% 이상 '압도적'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9조4119억원·영업이익 1조76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고 영업익은 33% 뛰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률은 10%가 상한선으로 통하는 제조업에서 보기드문 수치를 나타냈다. 2024년 한국타이어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9%로 집계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간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2024년 금호타이어의 연간 매출 목표치는 4조56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매출 4조5381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5906억원)은 44%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3%다.
넥센타이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익이 감소해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 넥센타이어 매출은 2조8479억원은 1년 전보다 5% 증가했지만 영업익(1721억원)은 8% 감소했다. 영업익 감소 원인으로는 물류·창고비 등 판매관리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지목된다.
타이어 3사는 해외 시장을 무대 삼아 주 무대 삼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84%를 해외에서 벌어 들였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90%, 85%를 차지했다.
'고인치 타이어'로 대표되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수익성을 견인하는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한국타이어 기준 지난해 승용차·경트럭 타이어(PCLT) 매출에서 18인치 이상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올라섰다. 금호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도 42%에 달했다.
◆ 트럼프발 관세 태풍…'현지 생산역량 제고·판매가 조정' 카드
올해 타이어 3사는 관세와 환율이라는 만만치 않은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관세 타격이 현실화한다면 타이어 3사는 상당한 고초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미 시장은 타이어 3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수입원으로 통한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북미 매출 비중이 25%, 금호타이어는 31%로 집계됐다. 특히 타이어 3사는 교체용 타이어(RE) 상당 부분을 미국 외 해외 거점에서 생산해 실어 나르며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는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가격 인상' 등이 거론된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경우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생산 라인 증설 등을 통해 현지 대응력을 제고할 수 있어 비교적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미국에 타이어를 전량 수출하는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판가를 조정해 관세 부담을 최대한 상쇄해야 하는 상황이다.
타이어 3사 입장에서 고환율 기조도 골치 아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매출 의존도가 큰 사업 구조상 환율이 높을수록 환차익을 얻는 수혜를 누리는 동시에 물류비나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고 생산부담도 가중되는 식이다. 2024년 타이어 3사 매출원가율은 넥센타이어가 7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금호타이어(70%), 한국타이어(63%) 순이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되면 타이어 업계는 무조건 영향을 받게 돼 판가 인상 등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며 "고환율이 영업외손익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환율 변동성을 무시할 수 없어 '환헤지(현재 시점으로 환율을 미리 고정)' 전략을 구상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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