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관련 손실을 지난해 실적에 대부분 반영했다. 이에 올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여 일부 사업장의 경우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게 미래에셋증권 측 설명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22조2680억원으로 전년(20조3595억원) 대비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9억원에서 1조1590억원으로 122%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5604억원에서 8937억원으로 168%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브로커리지를 포함한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Trading) 부문의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투자목적 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이 전년대비 36%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동시에 해외사업 포함 전 사업영역에서 고르게 수익을 확대해 영업이익을 1조원대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줄곧 미래에셋증권을 발목 잡았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손실 반영은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이다. 이 CFO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이미 충분히 손실을 반영했고, 금리 상황을 볼 때 일부 자산은 올해부터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추가 손실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잔여 투자 익스포저는 1조40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 손실 규모는 3400억원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던 분야다. 정확한 자산가치 평가가 어렵고 손실 가능성이 높았지만 안정적인 임차수요를 바탕으로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부각해 왔다.
2016년 3000억원 규모로 설정해 완판을 달성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가 대표적이다. 해당 펀드는 미국 택사스주 댈러스 지역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로 안정적인 임차수요를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0% 손실이 발생했다. 2016년 9786억원에 매입한 빌딩을 글로벌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펀드 만기 도래 등을 이유로 2023년 말 7879억원에 매각한 것이다. 당시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이 빗발쳤지만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 관련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 CFO는 "올해 이슈가 될 만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주요 자산은 총 4개 정도"라며 "해당 자산의 리스트럭처링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손실을 털어낸 미래에셋증권은 보수적 기조를 유지했던 글로벌 기업금융(IB)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글로벌 IB를 재정비해 투자 관점에서 미국·인도뿐 아니라 최고 경쟁력을 갖춘 중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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