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최근 리츠시장은 전체 시장의 큰 흐름 안에서 개별적 움직임이 너무나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욕의 오피스를 포트폴리오로 담은 리츠들이 작년에 40%, 50% 상승한 반면, 서부 LA나 샌프란시스코 등 오피스에 투자한 리츠들은 오히려 하락했다. 같은 섹터 안에서도 방향성이 나뉘기 때문에 큰 흐름만 보고 투자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박준우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 팀장은 딜사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리츠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결론은 "리츠 투자는 숲을 보지 말고 나무를 봐야 한다"는 것으로, 소위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라는 격언과 반대되는 개념이라 눈길을 끌었다. 리츠 시장을 숲이라 한다면, 그 와중에도 상승과 하락의 트렌드가 나뉘기 때문에 리츠 투자에 있어서는 거시적 관점 보다 미시적 관점이 더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특히 글로벌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플라이트 투 퀄리티(Flight to Quality·고품질 자산 선호) 현상을 꼽았다.
좋은 품질의 부동산자산을 향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 해당 부동산에 임차 수요가 몰리고, 이에 따라 부동산 자산의 퀄리티에 따라 임대율, 임대료 상승률 등 측면에서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전체 리츠 시장 안에서 너무 다른 방향성이 나타나는 만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에도 고금리, 고물가 등 악조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라, 글로벌 리츠시장의 전체적 방향성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악조건을 극복하고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자산은 분명 존재하고, 해당 자산에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차별적 흐름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박 팀장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글로벌 리츠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어떠한가?
▲ 작년 글로벌 리츠지수는 기축 통화국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굉장히 밀접 움직임을 보였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리츠지수는 빠지고, 금리가 내리면 리츠는 오르면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9월 연준의 빅스텝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계속된 탓에, 미국 국채 수익률과 함께 리츠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 지역별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리츠는 작년 연간으로 보면은 2%밖에 안 올랐다. S&P500이 10% 중반대의 상승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부진한 성적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은 약 7.5%, 호주는 10%대 올랐다. 반면 한국은 11% 빠지고 유럽도 안 좋았다. 중국 경기랑 관련이 있는 홍콩, 싱가포르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금리 레벨이 예상보다 낮아지지 않으면서, 고금리 조건은 동일했음에도 지역별로 다른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곳은 수익률이 잘 나왔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곳들은 안 좋았다. 성장에 따라서 리츠도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흐름에 비춰 봤을 때, 2025년 글로벌 리츠 시장의 전망은 어떠한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도 인플레이션이 2% 초중반에서 유지되고, 금리 또한 과거처럼 저금리로 가지 못하고 여전히 어느 정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을 뛰어넘는 성장성이 있는 곳들이 유망하다. 금리도 물가도 높기 때문에 이를 더 뛰어넘는 임대료 성장성이 있는 곳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보면 건설원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신규 부동산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리츠 입장에서는 신규 공급이 안 된다는 건데,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임대료는 상승한다. 성장성이 받쳐주는 국가들은 임대료가 올라가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한다. 반면 성장성이 안 나오는 곳들은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인플레이션 등을 이기는 성장성이 나오는 국가나 섹터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리츠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섹터는 무엇인지.
▲누가 봐도 부인하지 않는 성장 섹터는 '데이터 센터'다. 조금 디테일하게 설명하자면 AI(인공지능)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AI와 관련된 서비스 산업들이 많이 나올 텐데, 테스트할 때와는 달리 상용화가 되려면 사용자들이 많은 곳 즉 중심지에 서버가 위치해야 한다. 속도가 빨라야하기 때문에 되게 좋은 입지에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 2~3년 동안에 갑자기 데이터 센터 임대료가 확 올라왔다. AI서비스가 일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컴퓨팅 파워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한데, 입지적으로도 좋은 곳에 있어야하는 만큼 데이터 센터의 임대료 상승률은 앞으로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헬스케어 섹터 중 하나인 요양원도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요양원에서의 전염 등 위험성 때문에 신규개발이 자취를 감췄었고, 신규공급 물량이 사라지게 됐다. 양원은 공급이 앞으로 2년 동안은 안 일어나는데 결국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인구 구조적으로 노인 인구가 앞으로 무조건 증가한다.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에서 성장률이라고 해봐야 6~7% 되면 잘 나오는 건데, 요양원은 20%, 30%로 전혀 다른 성장률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 2년 동안은 공급이 없으니까 이 동안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이 나오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국가로 보자면 미국 그리고 호주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되면서 이제 패권주의가 시작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 짓고 미국에서 인력을 뽑아야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어쨌든 사람들이 모여들고 회사가 모여드는 국가라서 좋을 수밖에 없다. 호주 역시 최근에 계속 이민자가 많이 들어오면서 성장성이 나오는 곳이다.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리츠 투자와 관련된 조언을 한다면.
▲작년 글로벌 리츠시장에서 국가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한국이 꼴찌였다. 굳이 글로벌 시대에 원화 자산 비중을 100%로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 시대가 너무 좋아져서 리츠를 통해 해외 부동산에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세계 주가 지수에서 미국 시장의 비중은 약 70% 이른다. 글로벌 리츠 지수에서도 미국 시장이 65% 정도 차지한다. 한국은 앞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라면 인구가 늘어나는 호주나 미국 등 국가의 부동산은 리츠를 통해서 투자하면 어떨까 싶다.
해외 리츠를 통해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 등 랜드마크 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다. 이렇게 해외 투자가 자유로운 시대에는 부동산 자산도 리츠를 통해서 해외 투자 비중을 좀 가져갔으면 한다. 부동산 자산도 이제 해외 투자에 관심을 가질 때다.
◆박준우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 팀장은…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에서 근무했다. 신영증권 재직 당시 배당주펀드, 글로벌리츠 펀드 등을 운용하며 경력을 쌓았다. 2021년에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옮겨 대체투자증권 2팀을 이끌고 있다. 리츠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리서치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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