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에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에 따라 동양·ABL생명 인수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현재로서는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출입기자 공지를 통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 발표를 2월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결과 발표 시점을 미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중으로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올해 1월로, 다시 2월로 발표 시점을 늦췄다.
금감원의 당초 계획은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올해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지자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시점을 1년 앞당겨 시행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발표가 자꾸 미뤄지면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관련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금감원은 정기검사 때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종합평가등급을 매기는데 어떤 등급을 받는지에 따라 동양·ABL생명 인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다른 금융사를 인수하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기준의 되는 게 종합평가등급이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종합평가등급 2등급 이상을 받아야지만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금융지주가 3등급 이하의 종합평가등급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금감원이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고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 비중이 올라간 만큼 우리금융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기검사 결과 발표가 자꾸 미뤄지는 것만으로도 우리금융에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1년 안에 인수를 마무리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승인 단계를 무사히 넘고 동양·ABL생명을 품에 안게 된다면 비은행 강화 전략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를 두고 있지 않다.
보험사는 자산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데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 단숨에 52조원 자산 규모의 보험사를 거느리게 된다. 보험사는 영업과 운영 등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크게 보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투자사업에서 거두기 때문에 자산규모도 중요하다.
동양생명은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우량 매물로 꼽힌다. 우리금융이 인수에 나서기 전부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해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고 자산 규모도 업계 중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총계는 33조9247억원으로 생명보험사 순위 6위를 차지했다.
ABL생명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물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장 저축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어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다는 점이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18조4126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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