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상인 역시 저축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변수는 가격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영 악화가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적정가를 어느 수준에 맞추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은 지난달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기업 실사를 마쳤다. 실사 결과를 검토 후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상상인은 2023년부터 계열 저축은행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로 인해 지분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불법대출을 이유로 상상인에 15억2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유준원 대표에게 직무 정지 3개월을 내렸다. 이어 2023년 8월과 10월 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과 주석처분 명령을 차례로 내렸다. 상상인은 해당 명령에 대해 효력정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상상인의 패소를 판결했다. 이에 상상인은 최근 1심 판결에 항소를 결정한 상태다.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논의가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3년말 우리금융지주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의사를 밝히며 실사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건전성 문제와 함께 가격에 대한 이견이 거래가 무산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경기침체 및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 업계 전반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하면서 업계 내 M&A(인수합병)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 상황에서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영업구역 확장이라는 이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OK저축은행이 현재 서울과 충청, 호남에 영업권을 갖고 있는 만큼 경기·인천지역에서 영업 중인 상상인저축은행을 가져가면 수도권 전체를 영업권역 하에 둘 수 있다. 

전제 자산규모도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규모는 13조7843억원으로 1위인 SBI저축은행(14조8211억원)과 1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상상인저축은행(2조7554억원)을 인수하면 자산규모는 16조원을 뛰어넘게 된다. 

변수는 거래 가격이다. 2023년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실사하면서 논의됐던 몸값은 약 2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협상대에 오를 가격은 이보다 낮은 2000억원 초반대에 형성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저축은행 부실이 심화와 함께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영지표가 크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손실 규모가 37.0%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8.98%포인트(p) 상승한 22.27%, BIS자기자본비율은 1.11%p 하락한 10.23%를 기록했다. 이외에 유동성비율, 예대비율 등도 모두 후행해 업계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OK금융 역시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비추고 있다. OK금융 관계자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라면서도 "인수가 필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진행 중인 소송과 무관하게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