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젬백스앤카엘(젬백스)이 바이오빌과의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 일부 패소하며 280억원이 넘는 금액을 물어줘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법원이 바이오빌의 손을 들어준 건 소송의 근거가 된 주식양수도계약과 관련한 이사회 의결에 흠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계약이 무효가 됨에 따라 젬백스에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했다는 법원의 논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는 지난달 21일 바이오빌이 젬백스와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 외 5인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젬백스에 주식 매매대금 175억원과 이에 대한 연 5%의 이자 등을 포함해 총 28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나머지 김상재 회장 등 개인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이번 소송의 발단이 된 사건은 12년 전인 2012년 6월25일 이뤄진 한국줄기세포뱅크 주식 매매다. 당시 젬백스와 일부 개인 피고들은 보유하고 있던 한국줄기세포뱅크 주식 266만8015주를 주당 1만1200원, 총 299억원에 바이오빌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빌은 당시 젬백스를 포함한 매도인들에게 977만원만을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대금은 전부 회사 전환사채(CB)로 치렀다. 그 중 젬백스에게 지급한 CB의 규모는 175억원이다.
사건의 쟁점은 젬백스와 바이오빌의 주식양수도계약이 상법 제398조(이사 등과 회사간의 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당시 젬백스가 바이오빌 지분 15.2%를 보유했던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 또는 1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 등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이사회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해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바이오빌은 젬백스가 보유하던 한국줄기세포뱅크 주식을 양수도계약이기에 상법 규정에 따라 특별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바이오빌 대표였던 김상재 회장이 제3자인 젬벡스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해 행사했다고 피력했다. 나아가 김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젬백스가 대표권 남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주식양수도계약이 무효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법원은 당시 바이오빌 이사진이 7명이었지만 실제 회의에는 4명이 출석해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사회에서 주식양수도계약이 특별승인이 필요한 거래에 해당하고 거래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밝힌 후 거래의 내용과 절차의 공정성에 주의하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바이오빌와 젬백스 간 주식양수도계약이 무효라는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양수도계약이 무효인 점을 고려해 젬백스가 바이오빌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젬백스가 해당 주식양수도계약이 바이오빌 의사회 특별승인을 거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는 '악의의 수익자'라고 판단했다. 당시 김상재 회장이 바이오빌과 젬백스 대표로 일했던 점을 고려해 이사회가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이유다.
법원은 "젬백스가 2013년 8월27일까지 바이오빌 CB 전부를 전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에 현금 4만원 및 175억원 규모의 CB를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법원은 "부당이득 수익자가 받은 목적물(CB)을 반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반환해야 하고 반환해야 할 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당시 대가라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더불어 매매계약 무효 시 매도인이 악의의 수익자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도인은 반환할 매매대금에 대해 민법이 정한 연 5%의 법정이율에 의한 이자를 붙여서 반환해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젬백스가 주장한 동시이행항변권을 인정했다. 젬백스가 바이오빌에게 CB대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바이오빌 역시 젬백스에게 받은 한국줄기세포뱅크 주식 156만5450주를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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