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로 매출을 내고 있는 지씨셀이 '제 2의 캐시카우' 발굴에 분주하다. 특히 회사는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인 키메릭항원수용체 자연살해(CAR-NK) 치료제 개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공동연구 해지와 호주 임상 철회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NK세포치료제는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데다 NK세포의 특성상 약효를 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향후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씨셀의 주요 수익원은 이뮨셀엘씨다. 실제 올 3분기 기준 회사의 매출은 검체검사서비스 47.8%, 이뮨셀엘씨주 21.6%, 기타 21% 등으로 구성됐다. 용역 서비스인 검체검사서비스 부문을 제외하면 매출을 내고 있는 세포치료제는 이뮨셀엘씨주가 유일하다.
지씨셀은 이러한 매출구조에서 탈피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내기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씨셀은 현재 이뮨셀엘씨주를 제외하고 NK세포치료제와 CAR-NK 세포치료제를 연구개발 중이다.
다만 지씨셀은 이달 11일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AB-201(CAR-NK 세포치료 후보물질)의 호주 1상 임상시험을 자진 취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신청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AB-201은 고형암 타깃의 동종 CAR-NK 세포치료 후보물질로 당초 호주와 국내에서의 임상 진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최근 치료 환경이 변화했고 이에 임상 시험 환자를 모집하기 어려워지면서 자진 취하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씨셀은 향후 AB-201의 국내 임상 시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올 6월에는 지씨셀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아티바)와 머크(MSD)의 CAR-NK 치료제 공동연구 개발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 지씨셀과 아티바는 앞서 2021년 1월 MSD와 약 2조원 규모의 CAR-NK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3사는 지씨셀이 아티바에 기술추출한 물질인 AB-201, AB-202, AB-205 등 CAR-NK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해 왔지만 MSD는 최근 내부적으로 ADC(항체-약물 접합체)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기로 결정해 NK 연구개발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지씨셀의 CAR-NK 세포 치료제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는 건 최근 시장의 흐름이 반영되서다. CAR-NK치료제는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데다 NK세포의 특성상 약효를 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CAR-NK 치료제 개발이 중단되거나 후순위 연구개발 과제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NK세포치료제의 선두주자였던 미국 페이트 테라퓨틱스나 엔카르타 등이 임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연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지씨셀의 CAR-NK세포치료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NK세포는 T세포와 비교했을 때 외부세포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다른 사람의 NK세포를 외부세포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며 "게다가 NK세포는 수명이 짧아 체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해 지속적인 항암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씨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티바와 MSD의 계약 해지 5개월 만인 이달 다시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3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MSD로부터 2가지 CAR-NK 후보물질을 도입해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선 MSD와의 계약은 아티바와 MSD의 계약으로 지씨셀은 단순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개념이었다"며 "이번 계약은 그와 별도의 건으로 지씨셀이 중심이 돼 머크로부터 받은 후보물질을 자사의 CAR-NK 플랫폼을 통해 연구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