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호세 무뇨스(Jos é Muñoz)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이 현대차를 이끌 차기 수장으로 발탁된 지 일주일여 만에 공식석상에 선다. 미국 'LA오토쇼'에서 현대차 야심작인 '아이오닉9'의 글로벌 데뷔 무대를 진두지휘하는 자리에서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한 아이오닉을 필두로 전동화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으로 GM, 웨이모 등 파트너십을 활용한 대미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무뇨스 사장은 이달 2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미국 LA오토쇼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행사 개막에 앞서 열리는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인터뷰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전기차 캐즘에다가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친 미국 시장에서의 난관을 헤쳐나갈 묘안이 그의 '입'을 통해서 전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내년 1월 현대차 최고경영자(CEO) 부임을 앞두고 있는 무뇨스 사장의 예비 데뷔전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발표된 '현대차 사장단 인사'에서 장재훈 사장의 뒤를 이어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을 이끌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장재훈 체제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실렸던 만큼 파격인사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무엇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대회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란눈'의 외국인 경영인에게 최고 의사결정권을 주면서 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 회장은 전동화 거점이 될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미국통'인 무뇨스 사장에서 키를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격전지인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은 바이든 정부의 치적이 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지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IRA가 '없던 일'이 되면 '메이드 인(Made In) USA' 차량이라 할지라도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던 현대차의 CAPEX(설비투자) 전략이 생채기를 입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기존 앨라바마 공장과는 별개로 조지아주(州)에 7조원을 투입해 연 30만대 분량의 친환경(EV·HEV)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구축했다.
무뇨스 사장은 악화된 대외변수를 돌파해 나갈 맞춤형 전략가라는 평가다. 무뇨스 사장은 전직인 닛산에서 전사성과담당(CPO) 겸 중국법인장과 북미법인장을 지내다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했다.
현대차에 승선한 후 수익성의 중심 경영 활동을 통해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무뇨스 사장이 관할하기 전인 2018년에 15조원 수준이던 현대차 미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4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전동화의 상징격인 아이오닉 시리즈를 앞세워 북미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한 HMGMA에서는 아이오닉5 뿐만 아니라 LA오토쇼에서 베일을 벗는 아이오닉9 생산도 이뤄질 예정이다. 아이오닉9은 E-GMP(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대형 전기 SUV인 만큼 '큰 차' 선호도가 높은 북미 소비자들을 유입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지 파트너사와의 연대를 통해 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복안도 내놓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양사는 기존 내연 기관 뿐 아니라 전기, 수소 등 미래차 기술 분야에서 개발과 생산을 함께하기로 했다. 배터리 원자재, 철강 등 소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한다.
미래차의 또 다른 분야인 자율주행에서는 구글의 웨이모(Waymo)를 우군으로 삼았다. 지난달 현대차는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아이오닉5에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5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거쳐, 수년 내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LA오토쇼는 올해 대기업 인사 시즌의 최대 화제 인물이 된 호세 무뇨스 사장의 예비 데뷔전이나 다름없다"며 "2019년 현대차 합류 때부터 북미 지역을 담당해 온 만큼 충분한 고민이 반영된 대미 전략과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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