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당시 약속했던 '모든 사업의 글로벌화'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에 진행했던 해외법인 중심의 현지 공략에 더해 국내 시장에서도 글로벌 금융사와 협업을 확대하면서 늘어나는 글로벌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BK),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자산운용(트레이딩)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해외 관련 비중 제고에 힘쓰고 있다. 김 대표가 올해 초 취임과 함께 모든 사업부문의 글로벌화를 주요 경영목표로 제시한 데 따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당시 "평균이 사라진 소비 패턴에 맞춰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확장해 우수한 상품과 딜(거래)를 적극 론칭해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법인 9곳, 해외사무소 2곳을 각각 운영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더해 김 대표는 국내 사업에서도 해외 상품 소개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고객 수요를 잡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이런 행보가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자산관리다. 한국투자증권은 김 대표 취임 직전인 지난해 10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칼라일그룹과 제휴를 맺었다. 칼라일과 함께 만든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펀드 '한국투자칼라일CLO펀드'를 판매하기도 했다.
CLO는 여러 기업의 담보대출을 모아 발생한 현금흐름을 기초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이다. 기관투자자가 주로 투자하는 구조화 상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진행된 한국투자칼라일CLO펀드 1‧2차 판매는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에 주목한 한국투자증권은 김 대표 취임 뒤인 올해 2월과 8월에 한국투자칼라일CLO펀드 3호 및 4호를 각각 출시했다. 현재 한국투자칼라일CLO펀드 1~4호의 전체 설정 규모는 134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CLO 사업 확대를 위해 5월 미국 금융사 앵커리지캐피탈과 협업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앵커리지캐피탈은 구조화 크레딧과 관련해 2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투자증권은 빠르게 성장 중인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시장 공략에도 해외 자산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월 미국 부동산 자문 및 자산관리기업인 알시온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외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부문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미국 스티펄파이낸셜과 함께 지난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 SF크레딧파트너스는 미국 현지 시장에서 인수금융과 사모대출(PD)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에도 SF크레딧파트너스는 순항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는 자기자본 1323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156억원, 순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수익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순손익도 흑자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운용 부문의 경우 해외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홍콩과 베트남에서 ELW(주식워런트증권)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7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도 ELW 상품 상장을 시작했다.
ELW는 특정 대상을 사전에 결정한 미래 시기가 오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증권으로 파생상품의 한 종류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ELW 시장 1위 사업자인데 최근 국내 시장이 축소되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홍콩과 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바탕으로 현지 주식위탁매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위탁매매시장에서도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 '미니스탁'을 통해 해외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개인투자자를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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