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각자대표의 연임 여부와 관련해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황 대표의 최대 과제로 꼽힌 실적 개선과 관련해 얼마 전부터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의견과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혼재됐기 때문이다.

20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2025년 3월에 2년의 임기를 마친다. 그는 2023년 3월 대표로 선임돼 이병철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서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 회장이 다올금융그룹을 총괄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황 대표가 증권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취임 당시 '소방수'로 불렸다. 다올투자증권이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빚어진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다올투자증권의 2022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812억원으로 전년대비 53.4% 감소했다.

황 대표는 충당금을 쌓으면서 부동산PF 관련 위험자산을 줄이는데 힘썼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4453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대비 1654억원(27.1%) 줄어든 수준이다.

황 대표는 부동산PF 외의 수익원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예컨대 다올투자증권은 2023년 4월에 S&T(세일즈앤트레이딩)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하고 아래 트레이딩본부와 이쿼티파생본부를 신설했다.

실제로 다올투자증권은 S&T와 연관된 자기매매 분야에서 올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영업수익 3592억원을 거두면서 전년동기대비 53.2% 증가했다. 이는 올해 3분기만 봤을 때 영업수지‧순손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영향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4억원, 순이익 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대규모 충당금을 계속 쌓으면서도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이를 두고 황 대표의 수익다각화 전략이 일정부분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올해 실적 전반은 여전히 부진하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손실 299억원, 순손실 1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손실은 55.2% 줄었지만 순손실은 37.9% 확대됐다.

최근 다올투자증권 관련 신용등급이 연이어 강등된 것도 황 대표의 연임 전망에 악재다. 황 대표가 분투 중이지만 신용평가사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보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0월22일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어음 및 전기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도 같은 달 24일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떨어뜨렸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IB(투자은행) 사업 위축과 조달비용 상승, 부동산PF 대손비용 부담 등으로 시장점유율 및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실적 및 수익성 개선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익기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대규모 충당금 비용 발생이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경상 수익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져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