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부동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부동산 투자에 접근이 어려운 소액투자자에게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부동산 가격 안정 ▲건설시장 활성화 ▲부동산산업의 발전 등 여러 순기능을 지닌다.
국내 리츠시장은 지난 2001년 형성됐지만, 2010년대 후반에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말 약 18조원이었던 국내 리츠 운용자산(AUM)은 2022년 말 9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커졌다. 이 기간 연평균 운용자산 증가 폭은 1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장세는 2022년 말 시작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흐름 탓에 주춤했다. 2022년 이후 약 1년 반 동안 10조원도 채 늘지 못했다.
리츠가 부동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금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2010년대 후반 연간 10조원씩 커지던 국내 리츠시장 몸집이 2022년 말 이후 정체기에 접어든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리츠는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상승은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리츠의 수익 감소를 불러온다. 임대료 등 부동산 수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리츠의 투자수익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더해 금리가 높아지면 예금, 채권 등의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부동산 투자의 상대적 매력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 하락을 불러오게 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단숨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한국은행 역시 10월11일,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며 금리인하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금리가 낮아지면 리츠는 부동산 매입을 위해 조달한 대출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며,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매각차익도 노릴 수 있다. 국내 리츠시장이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금융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리츠의 운용자산(AUM)은 9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11조8000억원이었 것과 비교하면 국내 리츠시장 규모는 약 10년 만에 9배 수준으로 커졌다.
다만 9배라는 절대적 수치에 감탄하긴 이르다. '리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 비하면 국내 리츠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의 리츠 운용자산 규모는 약 1800조원으로 리츠 큰형님다운 위용을 뽐낸다.
저 멀리 미국이 아니라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국내 리츠시장의 성장세는 아쉬운 상황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1년 앞선 2000년 리츠를 도입했는데, 리츠 운용자산 규모는 160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리츠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성장하지 못한 원인으로 제한된 정책적 지원을 꼽는다. 미국의 경우 리츠 현물 출자에 대한 과세이연제도를 등에 업고 리츠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일본 역시 리츠 취득세 공제 등 세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국내에도 법인세 등 관련 혜택이 있지만 리츠업계에서는 해외와 비교하면 미미하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도 공모리츠 현물출자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 이연을 검토하는 등 리츠 지원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금리인하 사이클이 맞물려 국내 리츠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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