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SK온이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아온 부채를 줄이기 위해 또 한번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쌓인 막대한 부채로 수익성이 악화했고, 그 결과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까닭이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 흡수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 임원 연봉 동결, 1조원 규모 채무 상환 등을 단행하며 합병 시너지 극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군살빼기에 고삐를 죄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신주 1803만1337주를 발행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 목적은 채무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이다.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의 목적 달성에 쓴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자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조달 시 비용부담이 적은 유상증자를 선택했다. 부채 상환은 물론 자본금 확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온의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24조2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조9240억원 대비 35.5% 증가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된 결과다. 반면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183.4%에서 172.1%로 10%포인트(P) 이상 지표가 개선됐다. 꾸준히 자본이 증가한 까닭이다. 현재 SK온의 자본총계는 14조1077억원이다. 1년전과 비교해 44.4% 늘었다.
1조원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발행으로 자본이 확충되고, 1조원 규모의 부채도 갚으면 부채비율은 154.1%로 더 떨어진다. 자연스레 부채 감소로 기존 금리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3961억원을 지불했다. 이처럼 이번 유상증자에 따른 부채비율 감소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그간 SK온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증설 등 배터리 사업 확정을 위해 썼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모두 채무상환에 쓰기로 결정했다.
SK온의 이 같은 행보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흡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흡수합병키로 했다. 합병기일은 각각 11월 1일, 내년 2월 1일이다. 이에 앞서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SK온은 올해 2분기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1년 10월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역대 최대치였다. 여기에 3분기 역시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이 17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들어 SK온은 재무구조 개선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SK온은 지난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을 받았다. 7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흑자 달성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꺼낸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영구채는 비교적 만기기간이 길어 기업의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SK온이 기존에 보유한 현금으로 채무를 상환하지 않고 유상증자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며 부채 감소뿐 아니라 자본확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온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경훈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생산 및 구매 경쟁력 제고 등 운영 효율성 개선 노력은 물론 불요불급한 비용 발생이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대내외 비우호적 경영 환경에도 원가 개선 활동과 시장 수요 개선 힘입어 하반기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전사적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SK온은 하반기부터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이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SK온의 AMPC 규모는 지난 1분기 385억원에서 2분기 1119억원으로 늘었다. 나아가 SK온은 하반기 전기차 신차 출시 확대 및 금리 인하,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자본적지출(CAPEX)도 줄어들 전망이다. SK온은 올해 7조5000억원을 CAPEX로 투입할 계획인데, 내년부터는 비용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관련 업계가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 전환은 정해진 미래"라며 "수익성은 올 하반기부터 개선되고, 자본적지출도 신규 배터리 주요 증설이 마무리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