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코스피 상장사 '수산인더스트리'가 기업공개(IPO) 공모 당시 조달한 자금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다수의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검토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하면서 신사업 진출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상장 이후 부쩍 늘어난 배당금과 배당성향으로 인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보다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에만 적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 2022년 8월 상장 시 조달한 공모자금 1471억원(구주매출 및 발행제비용 제외) 중 9억2000만원만을 사용했다. 사용처는 천안 R&D센터 구축을 위한 공사 계약금이다. 올해 반기 기준 남아있는 미사용 공모금은 총 1462억원이다.
수산인더스트리는 IPO 당시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국내외 에너지 관련 발전사업 투자에 1100억원, 해외시장 진출·신규사업 및 연구개발에 371억9000만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모 후 2년이 넘은 지금까지 수산인더스트리의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그간 여러 법인의 인수합병을 검토했으나, 적절한 대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모 자금을 활용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했지만,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목표를 감안했을 때 적합성이 떨어지거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산인더스트리는 최근 몇몇 기업의 경매 등에 참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필리핀 카세크난(Casecnan) 수력발전소 지분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해 5월 수산이엔에스, EEI파워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필리핀 에너지기업 퍼스트젠(First Gen)이 제시한 금액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지역냉난방 공급업체 휴세스 지분 49% 매입에 나섰지만 삼천리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며 해당 인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문제는 수산인더스트리의 실적이 상장 이후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수산인더스트리는 상장 당시 2017~2021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발전 산업의 성장에 따라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수산인더스트리의 2023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21년에 비해 모두 소폭 감소한 상태다. 2024년 온기 실적 역시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산인더스트리의 주가 역시 상장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3만5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모주주들로서는 적극적인 공모금 사용으로 '밸류업'에 나서지 않고 있는 수산인더스트리에 대한 성토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실적 정체에도 수산인더스트리는 상장 이후 배당금과 배당성향을 크게 늘리고 있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당은 일반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으로 여겨지지만, 수산인더스트리의 경우 최대주주인 정석현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68%에 달해 오너 일가에 유리한 상황인 까닭이다.
상장 전까지는 매년 4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던 수산인더스트리는 상장 후 배당금을 2022년 85억원, 2023년 114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도 2021년 7.6%에서 2022~2023년 20%대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정 회장은 2년 새 약 10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배우자 안정자 씨를 비롯해 자녀와 사위 등의 배당금을 합하면 2년 동안 오너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총 135억원에 이른다
수산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지난 3월에도 필리핀 화력발전소 인수를 위해 입찰을 진행했는데, 최종적으로 유찰돼 재입찰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타 법인 인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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