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오늘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결정을 내린 만큼 그 적법성과 합리성이 확인됐습니다."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2층 남산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이 이번 결정을 통해 회사를 공격하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잘못된 주장들을 배척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이 적대적 M&A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 적법한 대응이라는 점을 법원이 확인해줬다"며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법원결정에 반하는 새로운 가처분을 제기한다는 것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잘못된 주장으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하며 비판했다.

앞서 영풍은 최 회장을 대상으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금일 기각됐다. 이에 고려아연은 총 2조6635억원을 투입해 자기주식 320만9009주를 주당 83만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영풍도 이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가처분 신청을 다시 한 것은 금일 아침에 판결이 난 가처분에 상당부분 재탕으로 보여진다"며 "4일부터 시작하는 3조1000억원 규모의 공개매수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대화 시켜 투자자들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개매수를 성공시키려는 의도 자체는 이해가지만 불가능으로 보이는 가처분을 다시 신청하고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유포하는 것들은 다른 분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시세 조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모든 것들을 불식시키는 것들이 금일 아침에 나온 법원의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덕 고려아연 변호사도 "고가 취득을 하는 것이 아니냐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의 돈을 끌어쓰는 것은 시세 조정일 수 있다는 주장이 모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증액이 없다고 했지만 올린 만큼 회사의 실질가치는 잘 모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실사를 통해 회사의 본질가치와 실질가치 등으로부터 공개매수 가격이 높은지 판단할 수 있는데 영풍 측은 회사를 실사한 적이 없다"며 "회사의 돈을 사용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 법원이 명확하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현덕 변호사는 "매입 중지 가처분 같은 경우 이미 선행 가처분 결정에서 다 판단된 것"이라며 "법원에 결정에 반하는 행동이고 저희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영풍 역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도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