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변화의 위기를 맞았다.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트렌드 전환은 수년 전부터 예고돼 왔다. 완성차 업체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적인 판매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사의 경우 특정 완성차 업체에 매우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터라 외부 변화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상장 부품사들의 재무 현황과 추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아이아(AIA)가 세코그룹에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계열사가 된 모양새다. 주거래처인 기아의 비인기 차종에 범퍼를 공급한 여파로 인해 그룹에서 유일하게 바닥난 곳간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아이아는 30여곳에 이르는 세코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업계 인지도나 실적 기여도 등에서 상단에 위치한 곳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연매출은 4404억원으로 현대차그룹 1차 벤더사인 대유에이텍(5600억원), 핸즈코퍼레이션(5000억원)의 별도기준 실적에 준하는 성적을 거뒀다.
그룹의 중추격인 서진오토모티브와 에코플라스틱의 '직속 계열사'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먼저 아이아의 지분 전량을 범퍼 전문업체인 에코플라스틱이 보유하고 있다. 이는 두 회사 모두 플라스틱 부품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아는 외부소음과 수분(水分) 등을 차단하는 고무를 비롯해 범퍼, 사이드 실 등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한다. 단 이들 회사간 직접적인 거래는 일어나지 않는다. 범퍼의 경우 에코플라스틱은 울산 현대차공장에 납품하는 반면 아이아는 기아 화성공장(오토랜드)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에코플라스틱을 거슬러 올라가면 서진오토모티브와 오너 2세인 배석두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배구조는 '아이아→ 에코플라스틱(100%)→ 서진오토모티브(29.13%)→ 배석두 회장(22.90%)'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에코플라스틱과 서진오토모티브는 세코그룹에서 단 2곳에 불과한 코스닥 상장사다.
아이아는 차부품 중견기업 집단인 세코그룹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경영 성적표는 내부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아이아가 세코의 6대 계열사(서진오토모티브·에코플라스틱·서진캠·코모스·서진산업·아이아) 중에서 나홀로 결손금을 떠안고 있어서다. 실제 가장 최근 사업년도에 해당하는 지난해 연말기준 아이아에는 241억원의 결손금이 쌓여 있다. 지난 2017년을 시작점으로 2021년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완성차 업계가 고전했던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아이아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기아와의 거래 문제가 얽혀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위 시장에서 안 팔리는 차종에 범퍼를 공급하다 보니 회사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아이아의 또 다른 사업군인 고무 부분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이아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모델명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과거 아이아가 인기가 없는 차종에 범퍼를 납품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게 됐다"며 "하지만 현재는 해당 차종이 단종 되고 새로운 차종에 부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실적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아는 2021년 147억원의 순손실을 끝으로 적자 늪에서 빠져나와 2022년 13억원, 지난해 32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아이아가 단기간에 누적된 결손금을 털어내기는 힘들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순이익인 32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잉여금 발생까지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400%가 넘는 부채비율과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동비율 개선도 아이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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